정어리 수천마리 떼죽음·인도 빙하 홍수…지구의 섬뜩한 경고
권윤희 기자
수정 2021-02-10 13:30
입력 2021-02-10 13:30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약 500㎞ 떨어진 비오비오주 오르코네스 해변에 정어리 사체가 물밀 듯이 밀려들었다. 2일부터 쌓이기 시작한 사체는 하루 만에 해변 수킬로미터를 뒤덮었다. 조사에 착수한 칠레국립수산양식청(SERNAPESCA)은 정어리와 멸치 등 떼죽음을 한 해양생물 규모르 약 11t 정도로 추정했다.
용승은 하층의 비교적 찬 해수가 상층 해수를 제치고 올라오는 현상이다. 바람 등 인력으로 상층 해수가 유출됐을 때 질량 보존법칙에 따라 그 자리를 메우는 원리다. 영양이 풍부한 하층수 덕에 용승이 일어나는 해역에는 풍부한 어장이 형성된다. 칠레 해역도 용승이 발생하는 해역 중 하나다.
문제는 지구온난화로 육지와 바다의 온도 차가 높아지고 바람이 잦아지면서 용승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용승이 활발해지면 해양산성도가 증가하고, 저산소화가 일어난다. 칠레국립수산양식청 측은 “용승에 의한 떼죽음이라는 가설에 힘이 실린다”면서 “용승으로 물 속 산소가 부족해지면 해양생물 서식 환경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어리 떼죽음을 설명할 길은 기후변화뿐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태평양 동쪽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에 따라 칠레 어장은 급변하는 중이다. 평균 수온 16도로 차가웠던 수온이 점차 높아지면서 홍어와 오징어 생산량이 대폭 감소했다. 그래도 지난해에는 엘니뇨의 정반대인 라니냐 현상이 발생해 공기를 식혀줄 걸로 기대됐지만, 예상과 달리 지구는 역대 3번째로 뜨거웠다. 그만큼 기후변화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빙하가 녹는 여름이 아닌 한겨울에 발생한 이번 재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환경전문가인 아닐 조시는 뉴욕타임스에 “빙하 붕괴 사태는 기후 변화 가능성을 보여 준다”며 “기온 변화가 빙하 분리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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