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줄무늬의 호랑이인 줄…개 염색 동물학대 논란
권윤희 기자
수정 2020-08-31 13:14
입력 2020-08-31 13:14
이안 치오코라는 이름의 남성은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중 호랑이가 나타나 정말 놀랐다. 그런데 가만 보니 호랑이가 아닌 개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대체 누가 개한테 이런 짓을 한 거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가 공유한 사진 속 개는 얼굴은 물론 몸통과 다리, 꼬리까지 노랗고 까만 줄무늬가 영락없는 호랑이였다. 누군가 일부러 염색한 게 분명해 보였다. 자신이 호랑이 모습을 한 걸 아는지 모르는지, 골목을 어슬렁거리던 개는 구석에 쭈그려 앉아 여느 개와 다름없이 나른한 오후를 즐겼다.
얼마 후 치오코는 추가 소식을 전해왔다. 치오코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호랑이 개 사진을 본 주인에게 연락이 왔다”면서 “개 주인은 무독성 염색약을 사용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며, 염색 내내 반려견도 좋아했다는 사실을 전했다”고 밝혔다. 개 주인은 자신의 반려견이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며 논란을 경계했다.
반려견 염색은 꾸준히 학대 논란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셀러브리티 패리스 힐튼이 반려견을 빨갛고 파랗게 염색 시켜 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힐튼은 유명 친환경 제품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중국에서는 반려견을 판다처럼 염색시킨 개 주인과 애견카페가 잇따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과거 세계적 동물권 단체 ‘페타’(PETA) 측은 “염료가 동물에게 화상을 입힐 수도 있으며, 눈이나 입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명백한 학대“라고 경고했다. 영국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역시 염색약에 포함된 벤질알코올이나 페녹시에탄올이 반려견 생명을 위협할 만큼 치명적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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