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6개월 사용…英 10대 소년 ‘80대 노인 폐’ 진단
송현서 기자
수정 2020-08-29 13:41
입력 2020-08-29 13:16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노팅엄에 사는 19세 남성 이완 피셔는 3년 전인 16세 당시 금연을 목적으로 전자담배를 구입했다. 하지만 전자담배를 사용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피셔는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몇 주간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악화됐다.
당시 의료진은 피셔가 고작 6개월 사용한 전자담배가 폐를 완전히 망가뜨렸고, 액상 전자담배에 함유돼 있는 특정 화학물질에 과한 면역반응을 보인 것이 폐 기능 상실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피셔는 “나는 어린 시절 정말 건강했었다. 매일 밤 뛰고 또 뛸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폐에 열이 가해지면 완전히 엉망이 된다. 스테로이드 약물도 끊을 수 없다. 계단 5개를 오르는 것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3년 전 당시 의료진은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수 있을 거라고 말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나는 손상된 폐의 60%도 채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나의 친할아버지는 현재 65세인데, 나보다 훨씬 건강하다. 오히려 나는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살이 찌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피셔는 전국을 돌며 학생들에게 흡연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여전히 흡연에 대한 안전한 대안으로 액상 전자담배를 선택하며, 특히 블루베리나 커스터드 등 향기가 나는 전자담배가 아이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진은 이 소년이 사용한 흡입식 전자담배가 폐 기능 손상의 주요 원인으로 보이며, 수술 시 폐 손상 정도가 최악에 달한 상태였다고 밝혔었다. 같은 해 9월 역시 미국의 18세 청년이 망고맛 전자담배를 1년간 사용한 뒤, 폐 나이가 70대와 같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고가 이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향 전자담배를 시장에서 퇴출한다고 밝혔고, 이후 뉴욕주를 시작으로 미국 여러 지역에서 가향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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