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피플+] 엄마와 여동생 휠체어 태우고 350㎞ 걸어간 10살 소년의 용기
권윤희 기자
수정 2020-07-07 17:21
입력 2020-07-07 17:21
소년의 어머니는 남편을 여의고 자녀 다섯을 홀로 떠맡았다. 어떻게든 생계를 꾸려나가려 했지만 장애가 있는 몸으로는 힘에 부쳤고 거리에 나앉아 구걸하는 생활이 계속됐다. 결국 다섯 아이 중 삼남매는 처지를 딱하게 여긴 이웃 손에 맡겼다. 당장은 생이별이나 다름없는 선택이었지만, 형편이 나아지면 곧 삼남매를 뒤따라갈 생각이었다.
그러다 지난달 1단계 봉쇄 해제로 주민 이동 제한이 완화되면서 길이 열렸다. 소년은 병원에서 구해온 휠체어에 걷지 못하는 어머니와 한 살배기 여동생을 태우고 집을 나섰다. 삼남매가 있는 곳은 서울에서 부산만큼이나 멀었지만 온 가족의 재결합을 위해 지체하지 않았다.
어머니와 동생이 탄 휠체어를 밀며 걸어가는 어린 소년의 모습은 단번에 주민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그리고 서울·부산 간 직선거리인 350km를 이동했을 때 드디어 구원의 손길이 전해졌다.
소년의 사연은 지난 5월 다친 아버지를 자전거에 태우고 열흘 동안 1200km를 달려 고향으로 향한 15살 소녀 쿠마리를 연상시킨다. 쿠마리의 아버지는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리까지 다쳐 더는 일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봉쇄령으로 대중교통이 끊긴 탓에 고향으로 돌아갈 길도 요원했다. 하지만 딸 쿠마리 덕에 귀향할 수 있었고, 이들 부녀의 사연은 전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봉쇄 해제 1단계를 발령하며 주민 이동 제한을 완화하고 식당, 쇼핑몰, 호텔, 종교시설 운영을 허용한 인도 정부는 이달 6일부터 주요 유적지도 다시 개방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대도시 이주노동자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찾아 다시 도시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감염이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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