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과 고립된 아마존도 뚫렸다…원주민, 코로나19에 속수무책
박종익 기자
수정 2020-05-25 17:02
입력 2020-05-25 16:40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아마존 원주민들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브라질 전체의 2배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위협을 받고있다고 보도했다.
‘지구의 허파’라 불릴 정도로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넓고 가장 다양한 생물이 살고있는 열대우림이다. 이곳에는 세상과 단절된 채 그들 만의 문명을 일구는 원주민들이 많은데 그 숫자는 도시로 나온 이들을 포함해 대략 90만 명에 이른다. 문제는 이들 원주민들이 오랜 세월 외부와 생물학적 접촉없이 살아와 코로나 바이러스에 더욱 취약한 것은 물론 의료시설이라 불릴 만한 것도 없다는 점이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5일 현재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미국에 이어 세계 2번 째인 36만명을 넘어섰으며 사망자도 무려 2만2000여명에 달한다. 약 6%가 넘는 치사율로,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3배 가량 높지만 아마존 원주민은 이보다 2배 높은 12.6%에 달한다. 브라질원주민협회(APIB)에 따르면 현재 공식적으로 집계된 원주민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980명 이상이며 사망자는 최소 125명이다. 물론 브라질 당국이 원주민의 현 상황을 파악할 능력이 안된다는 점, 폐쇄적인 원주민 부락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 숫자는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원주민들을 괴롭히는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 만이 아니다. 코로나19로 브라질 당국이 정신을 팔고있는 사이 벌목업자와 불법 금광 개발업자 등이 아마존에 밀려들면서 열대우림은 급속히 파괴되고 있기 때문.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405.6㎢로 지난해 4월(247.7㎢)보다 무려 63%나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만 미국 뉴욕시 크기에 맞먹는 79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했다. 특히 이처럼 수많은 야생동물이 사는 서식지에 대한 인류의 침해가 증가할수록 코로나19와 같은 치명적인 바이러스 역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생태학자인 데이비드 라폴라 박사는 “한때 야생이었던 지역의 급속한 도시화가 동물에게서 사람으로 넘어가는 질병 출현에 기여한다”면서 “아마존은 다양한 생물다양성을 가진 거대한 바이러스 저장고”라고 주장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