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호주] 사재기로 텅 빈 슈퍼마켓 선반 보며 눈물 흘리는 할머니
박종익 기자
수정 2020-03-21 10:38
입력 2020-03-21 10:38
호주 채널9 뉴스의 저널리스트인 셉 코스텔로는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12시 경 빅토리아주 포트 멜버른에 위치한 대형 슈퍼마켓인 콜스에 갔다가 가슴 아픈 장면을 목격했다. 한 할머니가 통조림 코너의 텅 빈 선반을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코스텔로는 “할머니는 결국 눈물을 흘리셨다”며 “제발 불필요한 사재기를 멈추자”라는 메시지를 할머니의 사진과 함께 트위터에 올렸다.
21일 오전 현재 호주에서는 908명의 확진자가 나와 주말을 넘기면서 1000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 7명이 사망했다. 그동안 다른 유럽 국가들이나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청정지역이었지만 최근 1주일 사이에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코로나19 공포가 전국을 휩쓸고 있다. 21일을 기해 국경을 봉쇄 하였지만 이미 지역 감염이 퍼지면서 전염병 만큼이나 심각한 사재기 광풍이 불고 있다.
마스크, 손세정제로 시작한 사재기는 화장지, 쌀, 파스타, 통조림으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약품까지 싹쓸이 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주부터는 사재기에 생필품 구입이 불가능한 노인들을 위해 개장시간 부터 한시간 동안 ‘노약자 우선 쇼핑 시간’이 실시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노인들이 생필품 구입에 힘들어 하고 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 20일 국경 봉쇄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사재기를 멈추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사재기는 비호주적인 행동으로 바보스러운 행동이며, 이런 위기 상황에서 사재기를 하는 시민들에게 매우 실망했다”며 열변을 토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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