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경력 美 운전기사, 인생 마지막 ‘스쿨버스’ 타고 천국으로
권윤희 기자
수정 2020-02-20 15:42
입력 2020-02-20 15:42
미국 미네소타주 모워카운티 그랑 미도우시. 글렌 데이비스(88)는 인구 1170명의 이 작은 마을에서 55년간 스쿨버스를 운전했다. 1949년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운전을 시작한 그는 2005년 은퇴할 때까지 사고 한번 없이 아이들을 실어날랐다. 손자들도 할아버지의 버스를 타고 학교를 오갔다. 55년간 그를 거쳐 간 버스만 5대, 주행거리는 128만7475km에 달한다.
웃어넘길 법도 한 이야기였지만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현지언론은 마을 장례식장 주인이 2015년 그에게 직접 만든 ‘스쿨버스 관’을 선물했다고 전했다. 장례식장 주인은 “딸이 18개월 당시 암에 걸려 힘들어할 때 데이비스가 살뜰히 보살펴준 것이 고마워 보답의 의미로 관을 선물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 후로 5년이 지난 15일,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데이비스는 자기 뜻대로 스쿨버스와 함께 묻히게 됐다. 자녀들은 아버지의 죽음에 슬퍼하면서도, 고인이 인생의 마지막 스쿨버스를 몰고 천국으로 향할 것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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