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단 5000마리…멸종위기종 검은코뿔소 새끼 탄생 경사
수정 2019-12-27 10:06
입력 2019-12-26 10:51
이날 아침 6시쯤, 12살짜리 암컷 검은코뿔소 돕시(Doppsee)에게서 출산 징후가 포착됐다. 동물원 측은 돕시가 수컷 새끼를 낳았으며, 출산 90분 뒤 어미 옆에 서 있는 새끼를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동물원 역사상 첫 검은코뿔소 탄생에 관계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동물원 책임자 신시아 와그너는 “우리 동물원 역사에서 매우 기념비적인 순간”이라면서 출산 성공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검은코뿔소는 전 세계에 단 5000여 마리만이 남아있는 멸종위기종이다. 코뿔소 뿔이 만병통치약이라는 잘못된 믿음은 무분별한 밀렵으로 이어졌고, 여기에 서식지 감소까지 겹치면서 개체 수가 급감했다. 국제코뿔소재단에 따르면 1970년 약 6만5000여 마리였던 검은코뿔소는 1995년 2400마리까지 줄었다. 멸종 위기감이 퍼지자 동물단체를 중심으로 부랴부랴 보존 활동이 시작됐고, 그 덕에 5000여 마리까지 개체 수가 회복됐다.
가짜 뿔을 만들어 밀렵을 막으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지난달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프리츠 볼라스 옥스퍼드대 동물학 교수를 비롯한 영국과 중국 연구자들은 진짜 같은 가짜 코뿔소 뿔로 밀렵 시장을 장악할 청사진을 그렸다.
이들은 말이 코뿔소와 계통분류학 적으로 매우 가깝고, 코뿔소 뿔이 털로 이뤄졌다는 사실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말꼬리 다발 속을 채워 실제 코뿔소 뿔의 조성을 흉내 내보니 진짜 뿔과 외형부터 느낌, 속성까지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다는 전언이다. 연구진들은 이 같은 대체품이 금값만큼 치솟은 코뿔소 뿔 가격을 떨어뜨리면 밀렵을 줄이고 코뿔소를 보전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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