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물로야 뱅뱅 돌아진 섬에 - 제주 성읍 민속마을
수정 2019-07-18 13:53
입력 2019-07-18 13:53
“여자로 사느니 쉐로 나주”
제주 속담이다. 뜻을 알면 슬프다. 제주에서 ‘여자로 태어나는 것보다 소로 태어나는 것이 낫다’라는 말이다. 숨구멍 뚫린 현무암 돌덩이만 가득한 척박한 땅, 바람만 불면 풀풀 하늘로 날리는 화산회토에서 논농사는 애당초 꿈도 꾸지 못한다. 보리, 메밀, 조 농사를 지어야 했고, 물숨 먹어가며 전복, 해삼 캐는 일은 전부 여자의 몫이었다.
#여자들의땅 #올레길유래는
사실 우리나라에는 성읍처럼 이름난 민속 마을은 지역마다 있다. 경주의 양동마을, 고성의 양곡마을, 천안 아산의 외암마을, 안동의 화회마을, 영주의 무섬마을 등이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육지에 있는 이들 마을들은 이리 오너라를 서너 번 외치면서 헛기침 한 두 번씩 뒷짐 지며 돌아다닐 수 있는 마을이다 보니 양반이나 유림이 아니고서야 대문간에 이름 석 자 감히 붙이지를 못하는 곳이 많다.
돌랭이에서 캐낸 구멍 숭숭 뚫린 돌들은 돌담이 되어 집집마다 밭의 경계를 이루었는데 한라산 꼭대기에서 보면 이런 밭담이 만든 올레길이 제주 전역에 9천 7백리에 이른다고 하여 흑룡만리(黑龍萬里)라고도 불렸다. 지금 외지 사람들이 그리 열광하는 우아한 올레길의 실상은 제주 아주망들이 산짐승으로부터 밭을 지키고 바람 막을 방풍용도로 쌓은 고된 노동의 흔적인 셈이니 돌덩이 하나하나 허투루 볼 일은 아니다.
<제주 성읍민속마을에 대한 방문 10문답>
1. 방문 추천 정도는?
- ★★☆ (★ 5개 만점)
- 제주도 방문의 횟수가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 제주 역사에 인문지리학적인 관심이 있다면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마을이다 보니 천천히
3. 가는 방법은?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정의현로 29길33
- 제주 시외 버스 터미널에서 720번, 720-1번 버스를 타고 '성읍 민속 마을(성읍 1리)'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
- 표선에서 '표선면 사무소'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720번, 720-1번 버스를 타고 '성읍 민속 마을(성읍 1리)'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
4. 특징은?
- 제주의 역사를 품고 있다. 지금도 사람들이 거주하는 마을.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잘 알려져 있지도 않으며 관람객들도 많지 않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성곽, 동헌, 제주 화장실인 통시, 올레길의 구조
7. 관람시 주의사항은?
- 마을 입구에 들어서기 전에 물품을 판매하려는 호객하는 사람들이 많다. 잘 살펴 보자.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s://www.jeju.go.kr/culture/folklore/samda/showPlace/placeStone.htm?act=view&seq=60025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표선 해수욕장, 섭지코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제주는 삼다(三多)라 하여 돌과 바람, 여자가 많았고 삼무(三無)로 도둑, 대문, 거지가 없었으며 가뭄과 홍수, 태풍 등 삼재(三災)의 땅이다. 관광지로서의 제주와 고단한 삶의 흔적을 지닌 역경의 땅으로서의 제주도 함께 바라보자.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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