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화상입고 구조된 아기곰, 3년 만에 사냥된 채 발견

수정 2018-12-14 14:17
입력 2018-12-14 14:17
지난 2014년 산불로 인해 화상을 입은 아기곰 신더의 모습.
지난 2014년 산불로 인해 화상을 입은 아기곰 신더의 모습.
인간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돼 목숨을 건졌던 아기곰이 다시 인간에 의해 사살되는 비극적인 주인공이 됐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 외신은 4년 전 산불로 큰 화상을 입고 구조된 곰 신더가 자연으로 돌아간 지 3년 여 만에 유골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한때는 어린이 동화책의 주인공일 만큼 사랑받았던 신더에 얽힌 사연은 지난 2014년 8월로 거슬로 올라간다. 당시 워싱턴 주 북부에 큰 산불이 일어나 300채의 집이 전소되고 많은 지역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 과정에서 암컷 아기곰 한마리가 네 다리에 모두 3도 화상을 입은 채 발견돼 급히 야생동물보호센터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바로 아기곰 신더였다.
지난 2015년 자연으로 방생될 당시의 신더
지난 2015년 자연으로 방생될 당시의 신더
자연으로 방생되는 신더
자연으로 방생되는 신더
신더는 구조될 당시만 해도 앙상하게 마른 몸에 큰 부상으로 생사가 불투명했으나 사람들의 정성어린 간호로 건강을 되찾았다. 이후 신더는 1년 간의 재활훈련을 거쳐 이듬해인 2015년 6월 역시 자신과 같은 처지였던 수컷 곰 카울란나와 함께 자연으로 돌아갔다. 이같은 사연은 현지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큰 감동을 안겼으며 두 곰이 야생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했다. 그러나 그 바람은 오래가지 않았다. 같은 해 자연에 풀려난 지 1년도 안돼 카울란나가 사냥꾼의 총에 맞아 사살된 채 발견된 것이다.


다행히 목숨을 건진 신더는 지난해 2월 건강한 상태로 산속에서 발견되면서 많은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셨다. 신더에게 다시 불길한 신호가 감지된 것은 지난해 10월이었다. 신더의 몸에 부착된 GPS 신호가 뚝 끊긴 것이다. 이후 행적을 몰라 발발 동동구르던 관계자들은 지난 9월 산 속에서 신더의 것으로 보이는 유골을 발견했다.

워싱턴 주 어류야생국은 "이 유골이 안타깝게도 신더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사살된 시기는 지난해 10월로 추정되며 나이는 5살"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냥꾼이 신더를 사살하고 목걸이를 제거해 신호가 끊긴 것"이라면서 "워싱턴 주에서는 사냥기간 중 야생동물 사냥은 합법"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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