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를 친구 위해 대리 임신한 여성

수정 2018-11-26 16:09
입력 2018-11-26 16:09
왼쪽부터 켈리와 그녀의 친구 킴벌리.
건강상의 문제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친구를 위해 자진해서 대리모가 되겠다고 나선 여성의 이야기가 화제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는 친구를 대신해 임신을 선택한 킴벌리 보트(32)와 친구 덕분에 친자식을 갖게 된 켈리 블록(33)의 사연을 소개했다.

켈리는 2013년 첫 아들 브로디를 임신한 지 10주차 무렵에 꼬리뼈와 허리 통증을 겪었다. 통증은 골반과 다리 관절로 퍼져 걷는 것도 힘든 상황이 됐고, 임신 24주쯤에는 휠체어까지 사용해야했다. 결국 심각한 치골 결합 기능 장애(PSD) 진단을 받았다.


브로디를 낳은 직후, 켈리는 제대로 걸을 수 없어 큰 수술을 받았지만 이보다 더 청천 벽력같은 소식이 찾아왔다. 또 한 번 출산을 하면 골반 뼈에 더 많은 손상이 가해져 다시는 걸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진단이었다.

둘째 아이를 매우 원했던 켈리는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그때 망연자실해 있는 켈리에게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민 친구가 바로 킴벌리였다. 친구의 불행한 소식을 듣고, 대리 임신에 대한 조사를 마친 킴벌리는 켈리 부부의 대리모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켈리는 “남편 폴(34)과 대리모를 찾기 시작했다. 막연해하던 차에 킴벌리가 아이를 낳아주겠다고 자청했다. 흥분되고 행복한 마음에 울음을 터뜨렸다”면서 “이는 우리가 친자식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에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킴벌리의 제안에 부부가 기뻐하고 있다.
대리모 출산은 체외 수정 시술과 유사하게 진행됐다. 켈리의 난자와 남편의 정자로 수정한 배아를 친구 킴벌리의 자궁 안에 착상시켰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비용도 2만 파운드(약 3000만원) 이상 들었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3번의 시도 끝에 킴벌리는 부부의 아이를 성공적으로 임신할 수 있었다.
켈리의 아들 브로디(5)가 킴벌리의 임신한 배에 손을 올리고 있다.
지난 4월 28일 킴벌리는 친구의 아들 라일라를 건강하게 출산했다. 10개월 동안 킴벌리 곁을 지키며 모든 순간을 함께한 켈리는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킴벌리가 우는 친구를 달래며 “내 인생에서 가장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말하자, 켈리도 “힘든 시간을 견뎌줘서 고맙다. 용감한 내 친구에게서 가족과 같은 끈끈함을 느꼈다”고 답했다. 
친구가 대신 낳아준 친아들 라일라와 함께 사진을 찍은 켈리 가족.
사진=메트로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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