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남미] 환전 못해 미스터월드대회 포기한 조각남

수정 2016-07-04 09:01
입력 2016-07-04 09:01
외환위기 등 모국의 경제난으로 미스터월드 세계대회 출전을 포기해야만 하는 ‘미스터 베네수엘라’ 바라비노.


선남선녀가 많기로 유명한 남미 베네수엘라가 돈 때문에 미스터월드의 꿈을 접기로 했다.

베네수엘라 미스-미스터월드조직위원회는 1일(이하 현지시간) "올해 열리는 미스터월드대회에 베네수엘라 대표를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직위원회의 이런 결정에 따라 통한의 눈물을 삼키게 된 주인공은 2016년 미스터베네수엘라 레나토 바라비노(18).

만 18세인 바라비노는 지난 5월 28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미스터베네수엘라대회에 참가해 경쟁자 13명을 누르고 당당히 우승했다.

바라비노는 베네수엘라 대표가 되면서 2016년 미스미스터대회 참가 자격을 얻었다.



현지 언론은 "조각 같은 얼굴의 몸짱 18세 청년이 베네수엘라 대표로 남성미를 세계에 한껏 뽐내게 됐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한 달 만에 국제대회 출전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이유는 경제난. 바라비노는 미스터베네수엘라 우승 후 참가경비를 확보하기 위해 사방으로 뛰었지만 적지 않은 돈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외환부족이었다.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려면 경비를 환전은 필수지만 베네수엘라에서 달러나 유로 등 외환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웠다.

사정을 알게 된 조직위원회는 바라비노의 국제대회 출전을 지원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조직위가 나서도 환전은 불가능했다.

조직위원회는 결국 미스터월드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1996년 첫 대회가 열린 미스터월드대회는 격년제로 개최된다. 미남미녀가 많기로 유명한 베네수엘라는 1998년 2회 대회에서 미스터월드를 배출했다.

올해 대회는 7월 29일 영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미스터월드대회 불참을 결정하면서 베네수엘라의 경제위기는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남미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유가가 곤두박질치면서 2014년 중반부터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석유수출로 벌어들이는 외화가 급감하자 엄격한 환전규제를 실시, 사실상 달러를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다. 일반 국민은 달러를 구경하기도 힘들어졌다.

지난해 베네수엘라 인플레이션은 180.9%까지 치솟았고 생필품은 바닥을 드러내 곳곳에서 약탈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코메르시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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