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교회 총격범 누나 ‘신혼비용’ 모금에 네티즌 분노
수정 2015-07-03 14:47
입력 2015-07-03 11:27
미국 찰스턴 흑인교회 총격사건의 범인 딜런 루프의 누나가 온라인으로 자신의 신혼여행 비용 모금을 시도했다가 네티즌들의 비난에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일(현지시간) 딜런 루프의 누나 앰버 루프(27)가 온라인 모금 웹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신혼여행을 갈 수 있게 도와 달라”며 모금 페이지를 등록했다가 빗발치는 비난에 못 이겨 일주일 만에 페이지를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클과 앰버의 새 출발’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달 27일(현지시간) 등록된 모금 페이지의 총 목표액은 5000달러(약 560만 원)였으며 모금액의 10%는 사건이 일어난 엠마뉴엘 교회에 기부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일(현지시간) 오후 폐쇄되기까지 이 페이지에는 1600달러(약180만 원)가 실제로 모금됐다.
앰버 루프는 총격사건 나흘 뒤인 지난달 21일에 미 육군 교관인 마이클 티요와 결혼할 예정이었지만 동생의 범행이 드러나면서 모든 계획을 취소했다.
그녀는 모금 페이지에 올린 글에 “우리의 결혼식은 한 사람의 행동으로 인해 슬픔과 고통, 수치로 물들고 말았다”고 썼다. 그녀는 더불어 언론 역시 “사생활을 침해하고 우리의 결혼 일정을 대중에 모두 공개”하는 등 결혼 계획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결과적으로 “가족을 보호하고 희생된 사람들을 애도하기 위해 결혼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며 부디 “예식 취소로 피해를 본 금액을 충당하고 꿈에 그리던 신혼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녀는 결혼 예정일 한 달 전부터 지인들에게 결혼선물 대신 신혼여행 비용을 기부해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로 신혼여행에 큰 기대를 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네티즌은 모욕적이고 염치없는 처사라며 분노했다.
한 네티즌은 모금 페이지 댓글에 “당신이 대중에게 공개적으로 신혼여행비를 요청할 수 있을 만큼 무신경하고 파렴치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지경이다. 당신 동생이 결혼을 망쳐놓은 것은 유감인데 나는 당신보다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다른 사람들이 훨씬 더 걱정 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정확히 9달러를 입금하고 “희생자 9명의 몫”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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