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러 백만장자, 도살 직전 유기견 140마리 구출

송혜민 기자
수정 2014-02-11 16:30
입력 2014-02-11 00:00
소치 동계올림픽 열기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도살 위기에 처한 유기견 수 천 마리의 목숨을 구한 부호가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평소 개를 매우 아끼고 사랑하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베이식 엘리먼트(Basic Element)사 올레그 데리파스카(Oleg Deripaska, 46) 회장은 소치 올림픽이 개막하기 얼마 전 떼죽음 위기에 놓은 개를 ‘입양’하고 있다.

당초 소치올림픽위원회는 유기견 수 천 마리가 소치를 방문하는 관광객과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도살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상황이었다.


이 같은 소식은 미국 ABC뉴스가 이달 초 최초로 보도하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소치 경기장 주변에서는 이미 많은 개들이 숨을 거둔 채 발견됐으며, 개 포획을 위한 사설업체가 전적으로 이를 담당하고 있었다.

당시 사설업체 측은 개들을 죽이는 데에 독극물과 덫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행위가 명백한 동물학대라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식을 접한 데리파스카 회장은 거금을 들여 소치 인근에 보호소를 마련하고 유기견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자원봉사자들이 이를 돕고 있으며 현재까지 140여 마리가 목숨을 구했다.



하지만 현지 동물보호가들은 이미 수 백 마리가 사설업체에 의해 죽임을 당했을 것으로 추측하며, 소치시와 사설업체의 정식 계약이 있었던 만큼 유기견 도살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치시 유기견의 구세주가 된 데리파스카 회장은 BBC와 한 인터뷰에서 “내 생애 첫 애완견은 작은 우리 동네에 돌아다니던 유기견이었다”면서 “5년간 우리는 매우 가까운 친구로 지냈다”며 짧게 동기를 밝혔다.

한편 세계 최대의 알루미늄 회사의 대표인 올레그 데리파스카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기업가 중 한 명이며, 지난 해에는 40대의 젊은 나이에 러시아 최대 부호의 자리에 올라 화제가 됐다.

사진=위는 포토리아, 아래는 데리파스카 회장이 마련한 소치 유기견들의 쉼터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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