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통신] ‘일본시리즈 정상’ 소프트뱅크의 우승 배경

박종익 기자
수정 2011-11-21 09:50
입력 2011-11-21 00:00
2011 일본시리즈 우승컵은 소프트뱅크 호크스 품에 안겼다.

소프트뱅크는 주니치 드래곤스와의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선발 스기우치 토시야의 7이닝 무실점(3피안타, 8탈삼진) 호투와 베테랑 타무라 히토시와 마츠나카 노부히코의 활약으로 3-0으로 승리, 다이에 시절인 지난 2003년 우승을 차지한 이후 8년만에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이날 소프트뱅크는 지난 2차전에서 호투(7.2이닝 1실점)한 좌완 스기우치 토시야를 그리고 주니치는 야마이 다이스케를 각각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먼저 무너진 것은 주니치였다.


소프트뱅크는 3회말 공격에서 타무라의 내야안타와 하세가와 유야의 2루타, 그리고 야마자키 카츠키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오치아이 감독은 선발 야마이를 내리고 곧바로 코바야시 마사토를 투입했지만 카와사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이날 경기의 선취점이자 결승점.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다시 바뀐 투수 막시모 넬슨에게 밀리며 황금찬스를 이어가지 못하며 이닝을 종료한다. 소프트뱅크는 4회말 공격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 마츠나카의 안타와 하세가의 볼넷으로 얻은 2사 1,2루에서 야마자키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얻은 것. 지친 주니치 불펜을 감안하면 천금같은 점수였다.



소프트뱅크는 7회말 공격에서도 카와사키의 볼넷으로 만든 2사 2루 상황에서 우치카와 세이치의 쐐기 적시타로 이날 승부의 최종스코인 3-0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우치카와의 적시타는 주니치의 ‘필승불펜’ 아사오 타쿠야를 상대로 쳐냈기에 주니치의 반격의지를 꺾기에 충분했던 한방이었다.

소프트뱅크는 7회까지 스기우치가 호투하고 8회엔 브라이언 파르켄보그의 완벽투, 그리고 9회에는 모리후쿠 마사히코와 이번 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승을 올린 셋츠 타다시가 마지막 타자 와다 카즈히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로써 소프트뱅크는 오 사다하루 감독시절인 2003년 일본시리즈 우승 이후 8년만에, 그리고 현 아키야마 코지(49) 감독 부임 후 3년만에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하며 일본 최강의 팀임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그리고 전력에 비해 단기전에 다소 약하다는 편견도 일거에 날려버리는 뜻깊은 한해이기도 했다.

올해 소프트뱅크는 양리그 통틀어 가장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했던 팀이다.

동갑내기이자 같은 좌완인 와다 츠요시-스기우치 토시야에 리그 다승왕에 오른 데니스 홀튼과 선발전환 첫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준 셋츠 타다시까지 난공불락과 같은 선발 전력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파르켄보그와 모리후쿠 마사히로와 같은 불펜 전력도 마무리 마하라 타카히로의 부진속에서도 빛났던 투수들이다. 정규시즌 2.32의 팀 평균자책점이 그냥 나온게 아니었던 것.

타선은 기동력과 짜임새에서 양리그 통틀어 최고수준을 자랑했다.

FA(자유계약선수)이적 첫해 리그 타율 1위(.338)에 오른 우치카와, 2년연속 리그 도루왕을 차지한 혼다 유이치(60도루)를 비롯해 리드오프 카와사키, 올해 기량이 일취월장한 마츠다 노부히로(25홈런,27도루)는 팀 우승의 일등공신이다.

여기에다 베테랑 타자들인 타무라, 마츠나카 그리고 일본시리즈 MVP에 뽑힌 4번타자 코쿠보 히로키도 빼놓을수 없다. 신구조화가 톱니바퀴처럼 완벽하게 맞물린게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반면 우승에 실패한 주니치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시리즈였다.

일본시리즈 1,2차전을 먼저 잡고도 홈에서 3,4,5차전을 내리 내주며 위기를 자초한 주니치는 6차전(2-1)을 가까스로 잡아내며 7차전 진검승부가 예상됐었다.

하지만 오직 투수력 외엔 믿을만한게 없었던 약점, 그중에서도 빈약한 팀 타선은 결국 팀 우승을 놓치게 한 결정타였다. 이번 일본시리즈에서 주니치가 승리한 3경기(1,2,6차전)에서의 스코어는 모두 2-1이다.

그것도 1,2차전은 연장접전 끝에 겨우 승리했다. 정규시즌 팀 타율 꼴찌(.228)가 말해주듯 결국 큰 경기에서 도 미치는 선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주니치는 지난해에도 일본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지바 롯데에게 패하며 2년연속 리그 우승에만 만족하며 내년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주니치 입장에서 이번 일본시리즈가 특히 더 아쉬웠던 건 오치아이 히로미츠(59)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다는 사실이다. 이미 계약기간(정규시즌까지)이 끝난 오치아이지만 일본시리즈에서 일당을 받고 유종의 미를 노렸지만 이것 역시 물거품이 됐다.

오치아이는 8년(2004-2011)동안 일본시리즈 우승 1회, 센트럴리그 우승 4회를 차지했다. 내년시즌 주니치는 OB출신이자 과거 4년동안(1992-1995) 주니치 지휘봉을 잡은 바 있는 타카키 모리비치(70) 감독 체제로 새출발 한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우승적기 시즌에서 목표를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한해였다.

올해 FA 자격을 얻는 좌완 와다 츠요시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하고 있으며 역시 올 시즌 FA 자격을 취득한 스기우치 역시 요미우리 이적을 원하는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다.

가장 좋은 전력, 그리고 정규시즌에서의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큰 경기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깬것 역시 아키야마 감독이 올해 이룬 목표중 하나다.

사진= 소프트뱅크 호크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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