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변태?”…이선호에 대한 오해와 편견 (인터뷰)
강경윤 기자
수정 2010-04-22 11:29
입력 2010-04-20 00:00
예컨대 이런 식이었다. “얼굴 참 작다.”고 칭찬을 건네자 “돌려깎기 하면 돼요.”라고 썰렁한 농담으로 맞받아친다. “학창시절 인기가 꽤 많았겠다.”고 운을 떼자 “학교 다닐 땐 배바지 입는 아이었는데...”라고 엉뚱하리만큼 솔직한 대답을 내놓는다.
훤칠한 8등신 몸매에 도시적인 외모, 언뜻 차가움이 느껴지는 말 그대로 잘생긴 배우지만 이선호(29)의 매력은 의외로 ‘엉뚱함’이었다. “제 개그코드에요.”라며 발을 헛딛는 몸 개그도 마다하지 않더니 입고 있던 점퍼를 벗어 기자에 빌려주는 훈훈한 마음 씀씀이도 엿보였다.
“이런 진짜 모습을 우결에서 보여줬어야 하는데 안타까워요.”라고 말하는 이선호는 자기 색깔과 뚜렷한 주관을 가진 보기 드문 신인 배우였다. 이선호와 1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눠봤다. 볼수록 매력 넘쳤던 이선호의 오해와 편견을 날려버린 시간이었다.
◆ “잘생긴 남자? 촌스러웠던 남자”
이선호는 고무공처럼 통통 튀는 엉뚱함으로 학창시절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중, 고등학교 때 인기 하나도 없었어요. 잘 생기긴요. 조용하고, 배바지 입는 너드(Nerd·촌스럽고 조용한 괴짜)였어요. 에릭, 한고은 등 학교 선배들은 그저 선망의 대상일 뿐이었죠.”
요약해보면 이선호는 학창시절 말수는 없었지만 영화와 만화에 푹 빠졌던 ‘오덕후’(마니아를 이르는 인터넷 용어)에 가까웠다. 중학교 때까진 만화가가 꿈이었지만 고등학교 때는 영화감독을 꿈꿨다. 한 때 기자를 준비하기도 했단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한 이선호는 우연한 기회에 모델로 데뷔했고 보아와 휴대전화기 광고를 찍는 등 CF계 블루칩으로 먼저 각광 받았다. 적지 않은 이가 MBC ‘우리 결혼했어요’로 혜성같이 데뷔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광고 모델로 활약이 대단했다.
◆ “밝히는 남자? 그냥 솔직한 남자!”
“저 듣보잡(생소한 이를 이르는 인터넷 은어)은 누구야?”는 이선호가 ‘우결’ 촬영 초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었다. 황우슬혜와의 가상 결혼생활이 전파를 탈수록 이름 세 글자는 확실하게 알릴 수 있었지만 그의 과감한 행동은 “밝힌다.”는 오해를 빚었다.
“슬혜씨가 차분하고 조용한데 저까지 가만히만 있으면 안 될 거 같아서 일부러 적극적으로 했어요. 그 모습이 여자를 밝히는 걸로 비쳤나 봐요. 만약 ‘우결’에서 프렌치 키스를 해야 했으면 저 역시 못했을 거예요. 그냥 연인의 솔직한 모습을 보이려 한 행동이었어요.”
◆ “완벽한 남자? 엉뚱한 남자!”
‘우결’이 끝난 뒤 이선호는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에 투입됐다. 겉으로 보면 완벽해 보이는 비만클리닉 의사지만 학창 시절 초고도 비만이었던 과거와 모든 사람들에게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착한남자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배역을 맡았다.
완벽해 보이지만 어딘가 독특한 모습은 이선호의 실제 모습과 비슷해 보인다. “자기세계가 분명하고 엉뚱한 구석이 있는 건 실제 제 모습과 비슷해요. 극중 인물처럼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혼자 영화관 가는 게 취미에요.”
시트콤과 함께 이선호는 드라마로도 방영됐던 연극 ‘옥탑방 고양이’의 남자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른다. 정식으로 연기를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연극 무대는 이선호에게 있어 새로운 경험이자 학교인 셈이다.
이선호에게 배우는 너무나 잘 어울리는 직업이다. 20대 중반에야 다소 뒤늦게 찾은 직업이지만 감성이 풍부하고 그 감성을 솔직하게 표현하는데 익숙한 그에게 배우는 정말 잘 어울렸다. 그의 바람대로 에릭 바나와 같은 진심을 담은 연기를 할 기회가 머지 않아 오리라 기대한다.
1시간 여 긴 대화를 마친 뒤 노트북을 닫고 일어서려는 기자에게 이선호는 씨익 웃으며 엉뚱하고 썰렁한 농담을 던졌다. “저 이제 국민 변태에서 해방 되는 건가요?” 화려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왠지 ‘헐렁한’ 이선호는 볼수록 매력 만점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사진·동영상=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상인VJ bowwo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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