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ㆍ이범호, 일본진출 성공 가능성은?

박종익 기자
수정 2009-10-30 17:43
입력 2009-10-30 00:00
올시즌 ‘FA최대어’인 한화 김태균과 이범호에 대한 일본구단들의 본격적인 입질이 시작됐다.

국내보다는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선수들의 의지만큼이나 실현 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 커보인다.

우선 이범호를 가장 원하고 있는 구단은 한신 타이거즈로 알려져 있다.


올시즌 한신은 야쿠르트와의 피말리는 순위싸움 경쟁에서 밀려나며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탈락했다. 리그 성적은 4위.

한신은 지난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4번타자를 맡았던 아라이 타카히로가 3루수를 맡고 있다. 이범호와 포지션이 중복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범호에 대한 관심을 멈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라이가 1루수로 정착하면 이범호를 3루수로 고정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아라이는 히로시마에서 한신으로 이적한 후 1루와 3루를 번갈아 보고 있다. 히로시마 시절이던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주로 3루수를 맡았던 아라이는 2005년 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적이 있다.

이적 후 작년까지는 1루수로 나선 경기가 많았지만 올시즌엔 3루수로 출전한 경기가 대부분이었다. 만약 한신이 이범호를 손에 쥐게 되면 아라이 타카히로-카네모토 토모아키-이범호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 구축이 가능해진다.

이렇게만 된다면 한국인 클린업 트리오의 한(韓)신이 된다. 한신은 올시즌 메이저리그 출신인 케빈 멘치를 데려와 폭발력 있는 공격력을 기대했지만 일본무대에 적응하지 못한 멘치의 퇴출로 공격력 약화를 가져왔다.

올시즌 한신은 베테랑 카네모토(타율 .261)가 팀내 최다인 21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지만 아라이(타율 .260)는 고작 15개에 그쳤다. 오히려 유격수 토리타니 타카시가 20개의 홈런을 쳐내면서 아라이를 머쓱하게 만들 정도였다.

올시즌 한신은 세이부에서 이적해 온 외국인 타자 크레이그 브라젤이 1루를 맡았다. 마유미 감독은 내년시즌에도 브라젤을 안고 간다고 밝힌 이상 이범호가 입단하게 되면 포지션 중복이 얽히게 된다. 하지만 브라젤은 잔부상이 많은 선수다.

국내 최고 수준의 3루 수비력과 한방 능력이 있는 이범호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김태균을 노리는 구단은 치바 롯데 마린스와 라쿠텐 골든 이글스다.

치바 롯데의 이시카와 구단 부대표는 “4번을 칠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고 싶다.”며 현재까지 6명 정도로 좁혀진 리스트 중에 김태균의 이름도 포함시켰다.

올시즌 치바 롯데는 외야수 오무라 사부로(타율 .314)가 팀내 최다인 22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지만 베테랑 내야수들인 이구치 타다히토(타율 .281)는 19홈런, 롯데 치바의 프랜차이즈 후쿠우라 카즈야(타율 .273)는 6홈런에 그쳤다.

그나마 김태균과 동갑내기인 오마츠 쇼이치(타율 .269)가 19홈런을 터뜨리며 변함없는 신흥거포로서 입지를 탄탄히 했을 뿐이다.

팀의 간판타자들의 나이대가 30대 중반으로 넘어간다는 점이 치바 롯데의 고민거리다.

팀내 상황과 선수구성에서만 놓고 보자면 오히려 라쿠텐이 김태균을 데려갈 가능성이 더 있어 보인다.

올시즌 라쿠텐은 외국인 타자 페드난도 세귀뇰을 1루에 점지해 놓고 기대치를 높였으나 시즌 타율 .253에 머물고 말았다.

니혼햄 시절인 지난 2004년 44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릴 정도로 파괴력을 인정받아온 세귀뇰이지만 올시즌엔 규정타석에도 들지 못했다.

이팀 역시 내야수들의 나이대가 미래지향적이지 못하다. 지명타자와 상황에 따라 1루수도 맡아보는 야마사키 타케시가 39홈런을 쳐내며 리그 홈런 2위를 기록했지만 야마사키는 40살이 넘었다.

리그 타율 1위를 기록한 텟페이(타율 .327)를 제외하고 올시즌 라쿠텐에서 유일하게 3할 타율을 기록한 쿠사노 다이스케(타율 .306)도 1976년생이다.

한국과 일본야구의 가장 큰 차이점은 리그수준을 떠나서 그나마 한국은 젊은 거포들이 있지만 일본은 팀수와 반비례 한다는 점이다.

퍼시픽리그는 올시즌 홈런왕을 차지한 나카무라 타케야를 제외하고 거포라고 불릴만한 타자가 없다는게 냉정한 현실이다.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43살인 야마사키가 올시즌 홈런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김태균과 같은 젊은 거포에 대한 목마름이 크다는 방증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