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가이드하는 日여성 쓰노다
수정 2008-03-23 10:04
입력 2008-03-20 00:00
비영리단체 한일사회문화포럼(대표 조규철)의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는 쓰노다 치하루(角田千晴·30)씨. 지난달 1월부터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의 길잡이를 맡아 한국을 널리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역삼동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 작은 방을 빌려 한·일 양국의 민간교류를 지원하고 있는 쓰노다 씨를 11일 만나 그녀의 한국 사랑 이야기를 들어봤다.
쓰노다 씨가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2001년 의과대학 학생시절. 독도영유권 문제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시마네현에서 간호학을 공부하고있던 그녀는 해외봉사활동 차 한국을 찾았다.
당시 한국의 충남대학교 동아리 ‘조나회’(助癩會)와 일본 FIWC(한센병 환자를 도와주는 봉사단체)의 인연으로 소록도와 부산의 한센병 환자마을을 찾게 된 그녀는 이때만 해도 한국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전무했다.
그러나 소록도에 있는 동안 주변 사람들로부터 한국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생각을 알게되면서 대학 졸업 후 꼭 한번 한국을 다시 찾아야 겠다고 다짐했다.
“일본에서도 한센병 환자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 있는데 한국도 비슷하더라고요. 봉사활동 하는동안 과거 식민지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았어요. 역사문제 때문에 일본인인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마을 분들이 멀리서 와주었다면서 정말 반갑게 맞이해 주셨어요.”
외국인 아니 일본인이라는 거부감에 선뜻 다가와 주지 않을 것 같았던 한국 사람들이 잘 챙겨주고 친절하게 맞아줘 소록도에 있는 동안 큰 불편함 없이 지냈단다.
“2006년에 다시 한국으로 와 서강대 어학당에서
한국으로 온 이후 한국어·일본어 통·번역 일을 하다 지난 2월 지인의 소개로 한일사회문화포럼에 몸담기 시작했다. 여러 민간교류프로그램을 통해 양국 사이의 벽을 허물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일본인 관광객들과 자원봉사자로 나온 백석문화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독립기념관과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인 충열사를 찾았어요. 때마침 일본의 식민지 통치에 대해 자세히 다룬 제2전시관과 제3전시관이 공사 중이어서 못들렸던 게 가장 아쉬웠어요.”
쓰노다 씨와 학생들이 일본 관광객들과 독립기념관을 돌며 한·일 양국의 아픈 역사를 소개하는 동안 15명의 일본인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여기저기서 ‘일본에서는 몰랐던 일이다’ ‘마음이 아프지만 알아야 할 일은 알아야 한다.’ 는 소리가 들려왔단다.
얼마전 시마네현의 ‘다케시마 영유권’ 주장으로 다시 한번 팽팽한 긴장 국면에 접어든 한·일 양국의 관계에 대해서도 쓰노다씨는 자신의 시각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사실 시마네현이 고향이라는 이유로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인지 물어오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요. 단지 독도문제 만으로 시마네현이 (한국에) 나쁘게 알려져 있는 게 안타까워요. 어떻게 말씀 드려야 할지 고민될 때도 많지만 한·일 양국이 서로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은 꼭 민간교류를 통해서라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독도문제와 관련해 자칫 심각한 언쟁으로 번져지는 것을 늘 염려해 온 듯 했다. 그녀는 발그스레해진 얼굴로 기자로부터 독도에 관한 오해를 사지 않을까 염려되는 듯 말을 무척 아꼈다.
화제를 바꿔 지난 2년간의 한국생활이 어땠냐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쓰노다 씨는 처음부터 한국에 친숙함을 느껴서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은 능숙하게 한국어로 전화 통화하는 것은 어렵다며 밝게 웃었다.
인터뷰를 했던 그 날도 독립기념관 홍보와 관련해 한국어로 전화 걸 일이 많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더 나은 ‘한국역사 알리미’가 되기 위해서라도 한국어와 한국문화 공부에 소홀하지 않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보여주었다.
글·사진=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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