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쌍룡훈련에 전술핵 꺼낸 北

강국진 기자
강국진, 서유미 기자
업데이트 2023-03-21 02:33
입력 2023-03-21 02:33

김정은 ‘핵반격 전술훈련’ 참관
北 “공중 폭발 등 기폭장치 검증”
국방부 “사실상 핵 실전 배치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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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자 화염’… 사일로에서 첫 발사 공개
‘V자 화염’… 사일로에서 첫 발사 공개 북한이 지난 19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KN23)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20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가운데 미사일의 화염과 연기가 V자 모양으로 솟구치고 있다. 지하에 땅을 파서 만든 원통형 시설(사일로) 등에서 발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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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이 20일 대규모 연합상륙훈련 ‘쌍룡훈련’과 과학화전투훈련을 잇따라 실시하는 등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 실드)를 이어 가는 데 반발하는 북한이 이번엔 사일로(지하 발사 시설)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군사적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날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8~19일 딸 김주애와 함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실시한 ‘전술핵운용부대’의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지도했다. 노동신문은 한미 연합연습을 “반공화국 침략전쟁연습”이라고 지칭하며 “훈련이 미국 핵전략 장비들이 대대적으로 남조선 지역에 투입되고 있는 긴장한 정세 속에서 단행됐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전날 동창리에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KN23) 옆으로 화염이 바닥에서 옆으로 퍼지지 않고 ‘V자’ 형태로 솟구치는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전국 곳곳에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SRBM 발사용 사일로를 대거 설치하면 미사일 발사 동향을 정찰하고 요격하는 게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 발사 장면은 사일로에서 발사할 때 나타나는 화염 형태”라며 “사일로를 활용하면 기존 이동식발사차량(TEL)에 비해 미사일을 더 은밀하게 준비해서 더 빨리 발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이 “목표 상공 800m에서 공중 폭발시켜 핵탄두부의 핵폭발조종장치와 기폭장치의 동작을 검증했다”고 밝힌 것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핵무기가 지상 표적을 파괴하고 인명 살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높이인 800m 상공에서 전술핵을 폭파시키는 작전운용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공중폭발실험을 한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폭발 고도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사실상 (핵) 실전 배치에 임박한 정도의 수준은 와 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강국진·서유미 기자
2023-03-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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