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 64년째 케이블카 두대 뿐
버스줄 100m… 관광객 편익 외면
“용산·그린벨트 해제 협상 압박용”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2년 넘게 공사가 멈춘 남산 곤돌라 사업 지연과 관련, 국토교통부를 강력 비판했다. 국토부가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공급과 그린벨트 해제 협상에 활용하려고 시행령 개정을 ‘지렛대’ 삼고 있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남산공원 백범광장에서 열린 ‘2026 남산 나이트 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국토부 사람들,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며 “도시공원법 시행령 한 줄만 고쳐주면 되는데 끝까지 안 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퇴근하면서 남산을 올라갔는데 (순환)버스 기다리는 줄이 100m가 넘더라”라며 “관광객들은 30분에서 1시간을 기다려야 된다. 그래서 열통이 터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확대나 그린벨트 해제 등 국토부가 원하는 것을 서울시가 들어주지 않으니 협상 카드로 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데몬헌터스’의 글로벌 흥행 이후 남산 이용객은 지난해 1200만명에 육박했다. 하지만 정상으로 직행하는 이동 수단은 64년째 그대로다. 1962년 개통 당시 20인승이던 캐빈이 48인승으로 커졌을 뿐이다. 2시간 이상 줄을 서는 일이 다반사다. 케이블카의 수송능력을 보완하고 60년 넘게 지속된 한국삭도공업의 독점 구조를 깨기 위해 서울시는 곤돌라를 투입해 명동역 인근에서 남산 정상까지 약 5분 만에 이동하도록 하는 안을 추진했다. 2024년 9월 첫 삽을 떴지만, 착공 한 달 만에 멈춰 섰다.
시가 곤돌라 기둥을 설치하기 위해 부지 일부의 용도를 바꾼 데 대해 한국삭도공업이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집행정지를 결정했다. 본안 소송 1·2심에서 패소한 시는 지난달 대법원에 상고했다. 국토부가 시행령을 개정해 도시자연공원구역 안 궤도시설 높이 제한(12m)을 완화하면 공사를 재개할 수 있지만, 개정안 입법예고 이후 1년 넘도록 후속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왜 특정 개인이 수십 년간 특혜를 누리느냐”며 독점 운영 문제를 지적한 뒤에도 진전은 없었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조만간 문제 제기를 아주 본격적으로 하려고 한다”며 공론화 의지를 거듭 밝혔다.
김소희·박재홍 기자
2026-11-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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