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전 검찰총장 ‘조작기소 특검’ 작심 비판 “사법절차 물구나무서는 것”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수정 2026-11-06 10:40
입력 2026-11-06 10:40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월 16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및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한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지훈 기자


이원석(사법연수원 27기) 전 검찰총장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조작수사·조작기소 특검’에 대해 “헌법상 권력분립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위헌 입법·법률이자 위헌 특검”이라며 작심 비판했다. 특히 특검 수사 대상이 전·현직 대통령 및 그 측근들의 사건이라는 점을 들어 “한 사람이라도 법 위에 있으면 민주공화국은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이 전 총장은 6일 입장문을 내고 “헌법과 법치주의가 무너지는 작금의 현실에 전직 검찰총장으로서 더는 침묵할 수 없어 비통한 심정으로 말씀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특검법은 법률 명칭부터 ‘조작수사, 조작기소’라 못 박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번복된 일방적 주장을 근거로 검사들을 ‘조작수사, 조작기소’로 단정지었다”면서 “지난 4월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서도 ‘조작수사, 조작기소’라는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 추진이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를 위한 ‘명분 쌓기’라는 우려에 대해 “특검의 일방적 결과에 따라 공소취소의 길을 열려고 하겠지만, 이에 따를 검사는 없을 것”이라면서 “상식을 벗어난 위헌·위법적 정치 행위가 사법 정의를 파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장은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의 기준으로 내세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특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수사와 기소를 모두 담당하는 검찰을 무소불위의 권력이라고 비난하며 보완 수사권마저 없앴으면서 특검엔 수사와 기소 권한을 통째로 부여한다”고 짚었다. 이어 “심지어 폐지된 옛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권한을 소급 적용하기까지 한다. 나에게, 우리 편에게 유리한 형사사법 시스템을 창설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총장은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김용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의 불법 자금 수수 사건 등 조작기소 특검 수사 대상이 대부분 이 대통령 및 측근이 연루된 사건들이란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재판 절차가 일시 중지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임시 조직인 특검이 확정됐거나 재판 중인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어 사법부에 앞서 먼저 판단하는 것은 사법권의 본질인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같은 특검 도입이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반 국민들이 소위 ‘조작’이라고 문제 제기를 하더라도 그때마다 특검을 만들어 수사를 해 주지는 않는다”면서 “특검법은 대통령과 그 측근들만은 예외로 해 재판을 받지 않고 공소취소로 가는 길을 활짝 열어 두고 있다. 이는 사회적 특수 계급을 따로 만들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헌법과 법률이 미리 마련해 둔 사법 시스템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만약 확정된 재판을 번복할 만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다면 재심 절차를 거치면 되고, 진행 중인 재판에서는 적법 절차와 증거, 법리를 따져 차분히 유무죄를 결정지으면 된다”고 했다.

이 전 총장은 “대통령에 대한 재판 절차가 중단된 상황에서 그에 관한 특검 수사를 다시 진행한다는 것은 사법 절차가 거꾸로 진행되어 물구나무서는 것”이라면서 “사법의 문제는 사법에 맡겨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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