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남 서울시의원 “시민 없는 시민참여예산, 제도 바로잡아야”
수정 2026-11-04 17:52
입력 2026-11-04 17:52
시민 제안사업 규모(2678억원) 대비 최종 편성액(19억) 0.7% 불과
“대규모 서울시민이 참여해서 결정한 최종 사업을 설득력 없는 사업부서 자체 판단으로 뒤집어”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소속 박규남 의원(더불어민주당·동대문4)은 지난 3일 열린 기획조정실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민투표를 거쳐 확정된 시민참여예산 사업을 각 부서가 임의로 깎는 관행을 강하게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사회문제가 복잡해지면서 과거와 달리 행정의 노력이나 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시민참여예산은 현장을 잘 아는 시민에게 행정의 예산편성권 일부를 나눠 함께 해법을 찾자는 제도이나 제대로 작동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드러난 2026년 시민참여예산 반영률은 전체 시민 제안사업(614건·2678억원) 중 단 19억원(13건), 0.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민투표를 거쳐 최종 선정된 123억원 중에서도 104억원(84.6%)이 관련 부서의 자체 판단에 의해 깎였다.
시민참여예산은 다년도·기추진 사업 같은 부적정 안건을 거르기 위해 사업분류와 심사·검토 등 두 차례의 사전 절차를 거친다. 그러나 박 의원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서울시가 자체 감액한 사유 중 기존 유사·중복사업만 9건(24억원)으로 전체 감액 규모의 23.4%를 차지했다. 이는 사전 심사 단계에서 마땅히 걸러졌어야 할 사업들이 시민투표가 끝난 뒤에야 똑같은 이유로 삭감된 셈이다.
박 의원은 “사전 심사가 제대로 됐다면 부서 내부에서 같은 이유로 깎일 리 없고, 내부 판단이 꼭 필요하다면 사전 심사는 요식행위였다는 것”이라며 “시민투표로 결정된 사항을 행정이 뒤집는 행위는 결국 시민을 민원인으로만 여기는 것이고 이는 시민참여예산이 아니라 시민 없는 행정예산일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박규남 의원은 “직접민주주의를 대표하는 시민참여예산 제도가 이제는 이름만 남았다”라며 “중복 심사 구조를 정비하고 사전 심사를 내실화해 시민이 뽑은 사업이 실제 예산으로 이어지도록 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정임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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