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실 서울시의원 “100m 설치에 4억원… 고장 원인도 모르는 쿨링로드, 확대가 능사인가”
수정 2026-11-04 16:11
입력 2026-11-04 16:11
서울시 쿨링로드 19개소·5.87km에 약 128억원 투입… 내년에도 72억원 추가 설치 추진
하자보증기간 종료 후 잇따른 고장, 일부 시설 고장 원인은 ‘미상’… 수리 실태 도마 위
“설치 효과만 강조할 게 아니라 시민 혈세에 걸맞은 경제성과 사업 타당성 검증해야”
서울시가 폭염 대응을 위해 설치한 쿨링로드가 막대한 설치비에도 불구하고 잦은 고장과 장기간 가동 중단, 불명확한 고장 원인 등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 시민이 마시는 수돗물인 ‘아리수’까지 도로 살수에 사용하면서 사업의 경제성과 운영방식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이영실 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1)은 지난 3일 재난안전실을 대상으로 한 2026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쿨링로드 사업의 과도한 설치비와 반복적인 고장, 부실한 유지관리 실태를 집중 지적하며 사업 전반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현재까지 총 19개소, 5.87km에 약 128억원을 투입해 쿨링로드를 설치했다. 매립형은 100m당 약 4억원, 돌출형은 약 2억원의 설치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2027년 재난관리기금 72억원을 투입해 6개소, 1.8km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수백m의 도로에 물을 분사하기 위해 수십억원을 투입하는 방식이 과연 합리적인 폭염 대응책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설치비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수도요금과 유지보수비까지 고려하면, 기존 살수차 운영방식과의 비용 대비 효과를 면밀히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미 설치된 시설의 관리 실태다. 구산역 쿨링로드는 인입배관 파손으로 무려 103일간 가동이 중단됐다. 증미역과 등촌역, 이수역 등에서도 고장과 수리가 발생했지만, 서울시가 제출한 자료에는 일부 고장 원인이 ‘미상’으로 기재돼 있었다.
이 의원은 시설 고장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채 반복적인 수리만 이루어지는 부실한 유지관리 실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서울시 측이 차량 통행으로 인한 시설 파손 가능성을 언급하자, 증미역과 등촌역 등 도로 지하에 매립된 배관까지 파손된 사례를 들며, 면밀한 현장 조사 없이 막연히 차량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하자보증기간이 지난 이후 발생한 잦은 고장과 수리 비용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의원은 각 시설의 설치 시기 및 보증 기간, 고장 시점을 꼼꼼히 대조해 시공상 결함은 없었는지, 수리비가 적절하게 쓰였는지 낱낱이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차량 충돌 등으로 파손된 시설에 대해서는 실제 가해 원인자를 정확히 찾아내고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이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지관리비 집행 내역의 신뢰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서울시가 앞서 제출한 2023년부터 2025년까지의 유지관리비 지출 내역과 추가로 제출한 고장·수리 내역 간의 금액이 서로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확한 집행 결과와 두 자료 간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쿨링로드 가동에 쓰이는 용수의 적절성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근 신규 시설을 중심으로 상수도 사용이 늘면서 시민들의 식수인 서울시 수돗물 ‘아리수’가 도로에 그대로 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먹는 물로 정수된 아리수를 도로 살수에 활용하는 방식이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하며, 용수 사용의 당위성과 불어나는 수도요금까지 고려한 철저한 경제성 분석을 주문했다.
끝으로 쿨링로드가 폭염경보 시 하루 9회, 폭염주의보 시 하루 5회 일괄 분사되는 운영 방식을 짚었다. 이 의원은 특정 구간에만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고정식 시설과, 광범위한 지역을 유연하게 이동하며 물을 뿌릴 수 있는 살수차 방식 가운데 무엇이 실질적인 폭염 완화에 더욱 효과적인지 객관적으로 비교·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실 의원은 “100m를 설치하는 데 수억원이 들어가는 시설이 막상 더운 여름 석 달 넘게 멈춰 서고, 고장 원인조차 명확하지 않다면 시민들이 그 예산을 납득할 수 있겠느냐”며 “고장 원인과 하자보증기간 종료 이후 수리 실태, 유지관리비 집행내역부터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이 마시는 아리수까지 도로에 뿌리면서 막대한 설치비와 유지관리비를 계속 부담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 폭염 대응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서울시는 기존 시설의 문제점을 면밀히 점검하고, 사업의 효과성과 경제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한 뒤 추가 설치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주문했다.
류정임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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