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헌동에 뜬 ‘이동관악청’… “지방자치 완성은 참여민주주의” [현장 행정]

김주연 기자
수정 2026-11-03 00:57
입력 2026-11-03 00:57
주민센터 찾은 박준희 구청장
푹신한 트랙·에스컬레이터 정비 등주민 100여명 만나 건의사항 반영
박 구청장 “언제든 정책 제안 청취”
관악구 제공
“행정의 역할은 구청장이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주민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이 지난달 29일 인헌동 주민센터에서 이렇게 말하자 ‘이동관악청(聽)’에 참석한 주민 100여명은 평소 고민거리나 건의 사항을 하나둘 꺼내 들었다.
‘러닝 인구가 많아진 만큼 푹신한 트랙을 만들어 달라’는 주민 요청에 박 구청장은 “굉장히 좋은 제안”이라면서 “기존 운동장에 활용할 공간이 있을지를 우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좁은 골목길에 차량이 오갈 때 위험하다’는 의견에는 “곧바로 반사경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한 참석자는 “건의대로 초등학교 인근에 도로 열선이 설치돼서 통학로가 더 안전해졌다”고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구가 아닌 서울시나 산하 기관에 전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주민들이 지하철역에 에스컬레이터 고장이 잦다고 호소하자, 주무열 서울시의원은 “서울 전역에 유지·보수할 곳이 많은 상황”이라며 해결 방법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구는 이처럼 21개 동을 순회하는 이동관악청을 열고 생생한 주민 의견을 구정에 반영하고 있다. 같은 날 주민총회에서 내년에 민관 협치로 추진할 마을 의제도 투표로 뽑는다. 인헌동에선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을 활용해 무단 투기를 막는 ‘청정삶터 관악’이 선정됐다. 박 구청장은 “서울 자치구 최초로 재활용품 전용 봉투도 지급하고 있지만, 정해진 시간에 분리배출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민 동참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동관악청은 3일 보라매동과 청림동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구는 민선 7기에 전국 최초로 카페형 구청장실인 ‘관악청’을 설치한 데 이어 동 주민센터나 경로당, 학교로 소통 창구를 확대했다. 8년간 관악청에 주민 3만 1714명이 5119건을 제안했다. 행운동과 청룡동에서 요청한 마을버스 신설의 경우, 올해 안에 ‘관악 12번’ 운행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구는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9월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산하 국제 네트워크인 국제참여민주주의관측소(OIDP)로부터 ‘참여민주주의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지방자치의 완성은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있다”면서 “언제든 주민들과 만나 정책 제안을 듣고 토론하고 민선 9기의 6대 전략과 58개 정책 과제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2026-11-0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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