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55.7조 예산안 들고 시의회 설득전…“비판 수용, 소신은 지킬 것”

김소희 기자
수정 2026-11-02 15:26
입력 2026-11-02 15:26
청년 AI 사업 266억원 재편성…주거·복지 투자 확대
민주당 다수 시의회, 역점사업 예산 심사 진통 예상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55조 7445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서울시의회에 설명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던 청년 인공지능(AI) 지원 사업을 다시 추진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시의회에서 핵심 사업의 예산 확보를 둘러싼 진통이 예상된다.
오 시장은 이날 제340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 시정연설에서 “의회의 비판과 견제는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의견이 엇갈리는 사업은 추진 근거를 충실히 제시하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열린 자세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정의 책임자로서 시민께 약속드린 정책의 필요성과 방향은 분명한 소신을 갖고 설득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편성한 2027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4조 2667억원(8.3%) 증가한 55조 7445억원이다. 민선 9기 첫 본예산으로, 취약계층 지원과 동반성장에 16조 6174억원, 주거 안정에 2조 5094억원, 시민 건강과 안전에 2조 233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및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는 1조 2462억원, 교통망 확충과 지역균형발전에는 2조 8262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청년 50만명에게 생성형 AI 활용 기회와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청년 AI 성장권’ 사업에 266억원을 편성했다. 이 사업은 지난 9월 추경 심사에서 사업계획의 구체성 등을 이유로 56억 2500만원이 전액 삭감된 바 있다. 오 시장은 “기술을 배울 여건의 차이가 청년의 미래까지 가르게 할 수는 없다”며 시의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주거 분야에서는 2031년까지 주택 31만호 착공을 추진하고, 공공임대주택 2만 7200호를 공급한다. 취약계층 기초급여 지원에는 4조 8054억원을 투입하고, 소상공인을 위한 3조원 규모의 정책자금 융자도 지원한다. 수해 예방시설과 노후 상·하수관로 정비, 도시철도 확충 등에도 재원을 배정했다.
오 시장은 정부 국고보조사업 확대로 내년 서울시의 자체 부담액이 올해보다 약 1조 17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재정이 어려울수록 무엇을 지키고 어디에 투자할지 엄정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이날부터 다음 달 23일까지 52일간 정례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등 186건의 안건을 심의한다. 전체 118석 가운데 민주당이 80석을 차지하고 있어 청년 AI 사업 등 오 시장의 역점사업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임만균 서울시의회 의장은 “시민에게 중요한 것은 예산의 크기가 아니라 방향”이라며 주요 사업이 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꼼꼼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예산의 가치는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느냐보다 그 돈으로 시민의 삶을 얼마나 바꾸었느냐에 달려 있다”며 “그 기준으로 서울시정을 평가해 달라. 결과에 대한 책임은 서울시장인 제가 지겠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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