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증 150장” 원당역 피해자 남편 눈물에 ‘기적’이…모습 드러낸 가해자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수정 2026-10-30 13:47
입력 2026-10-30 13:33

“아내 헌혈 부탁” 남편 호소에 줄 이어
응급 수술 뒤 의식 회복…“2차 수술”
가해자,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원당역 역무실에서 30대 남성 역무원이 휘두른 흉기에 맞아 크게 다친 피해자에게 헌혈이 필요하다는 소식에 한 네티즌이 수년간 모아온 헌혈증 150여장을 전달했다.(오른쪽) 가해자인 역무원은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30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료 : 펨코·KBS 보도화면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원당역 역무실에서 같은 부서의 여성 동료에게 흉기를 휘두른 30대 남성 역무원이 구속 기로에 놓인 가운데, 피해자가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남편의 호소에 네티즌의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고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피해자 B씨의 남편 C씨는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아내가 2차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사건 직후) 출혈이 너무 많았다”며 지정헌혈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C씨는 “2차 수술만 잘 이겨내면 아내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이에 해당 커뮤니티의 네티즌들이 헌혈증을 들고 B씨가 치료받고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네티즌 D씨는 전날 오후 수년간 모아온 헌혈증 150여장을 병원에 전달했다. D씨는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헌혈인데, 오늘 정말로 누군가를 돕게 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네티즌 E씨는 “사는 곳에 헌혈의 집이 없어 차를 몰고 광역시까지 와서 헌혈했다”면서 헌혈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찍어 올렸다. 그 밖에도 “나도 헌혈하러 왔다”, “병원에 와보니 헌혈증을 전달하러 온 사람들이 보였다” 등의 글이 줄을 이었다.

C씨는 사건 발생 직후 해당 커뮤니티에서 B씨의 상황을 전해왔다. C씨에 따르면 B씨는 A씨로부터 목과 다리 등을 여러 차례 찔린 뒤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았으며, 29일 새벽 의식을 회복했다.



“다른 지역까지 가서 헌혈” 인증도앞서 A씨는 28일 오후 12시 30분쯤 고양시 덕양구 원당역 역무실에서 동료 여성 역무원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경찰에 붙잡혔다.

A씨와 B씨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속 30대 정규직 직원으로, A씨가 후배 직원이다. A씨는 정신질환이 있어 B씨가 근무에 두려움을 느꼈으며, 여러 차례 A씨와 분리해 줄 것을 사측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게 B씨 측의 주장이다.

A씨는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평소에도 지니고 다녔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남편에게 “무섭다”, “약을 안 먹으면 좀 이상하다고 한다” 등의 메시지를 보내며 두려움을 토로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담배 냄새가 난다는 말에 약을 과다 복용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자신의 범행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어 이날 오전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모습을 드러낸 A씨는 “흉기를 왜 휘둘렀냐”,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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