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정 경기도의원 및 마을공동체 단체, 경기도 공동체 정책 축소·예산 삭감 철회 촉구
수정 2026-10-29 17:14
입력 2026-10-29 17:12
경기도가 사회혁신경제국을 폐지하고 공동체 사무를 자치행정국으로 넘기는 조직개편을 추진함과 동시에 내년도 마을공동체 관련 예산을 올해 대비 63% 이상 감액 편성하자, 경기도의회 의원들과 도내 31개 시·군 마을공동체 단체들이 정책 축소 및 예산 삭감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예산안에 따르면 광역 전담 중간지원조직인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의 사업비는 올해 본예산과 비교해 88.7% 줄었으며, 아동돌봄사업과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운영비는 0원으로 책정돼 사실상 사업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이에 도내 31개 시·군 마을공동체 단체들은 민선 8기부터 이어진 공동체 정책 위축을 심화시키는 조치라며 반발했다.
앞서 경기도는 올해 추경예산 편성 과정에서도 공동체활성화 관련 예산을 줄인 바 있다.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추경액을 기준으로 주요 사업비를 재차 대폭 감액하는 방식으로 짜였다. 세부적으로는 31개 시군공동체기반조성 사업비가 7억에서 1억 6천만원 남짓으로 77% 줄었고, 주민제안공모사업은 5억 7천만원에서 1억 4천만원 정도로 75% 일괄 삭감됐다. 특히 전담 중간지원조직인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의 경우 내년도 예산에 인건비 및 경상 운영비(20억원)만 반영됐으며, 실질적인 현장 지원과 사업 운영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올해 본예산 8억원에서 88.7% 감액된 9,000만원만 편성됐다. 이는 올해 감액 추경을 거치며 사업비가 8억원에서 5억 3,500만원으로 33.1%(2억 6,500만원) 줄어든 데 이어, 내년도에는 해당 추경액의 16.8% 수준으로 다시 축소된 수치다.
오현정 경기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화성2)은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인건비와 운영비만 남겨두고 사업비는 9,000만원만 편성한 것은 사실상 사업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사업비를 0원으로 편성한 맥락과 같다고 봐야 한다”라며 “기계적·일률적 숫자 맞추기식 편성 결과”이고, 9기 경기도정이 “주민참여와 민간 파트너십을 대하는 수준을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원도심 등 주거 취약지역 내 생활 안전 순찰과 취약계층 돌봄 기능을 담당해 온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설치·운영’ 예산도 올해 본예산 21억 8,700만원에서 추경 당시 20억 3,200만원으로 감액된 후, 내년도 예산안에는 0원으로 편성돼 일몰 기로에 섰다. 아동돌봄기회소득운영 예산 또한 0원으로 책정되면서 갑작스러운 사업 중단에 따른 현장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마을공동체 현장 조직과 단체들은 지난 10여년간 경기도와 31개 시·군이 함께 다져온 마을공동체 정책이 민선 8기 이후 사업 통폐합과 예산 감축을 겪으며 지속적으로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지원 대상 공동체 수가 감소하고 현장 활동 기반이 해마다 줄어드는 여건 속에서, 이번 조직개편과 예산 감액안이 풀뿌리 지역·마을 생태계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선 현장에서는 광역 차원의 예산 삭감이 기초자치단체의 사업 중단으로 이어지는 연쇄 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시군공동체 기반조성 및 주민제안공모 등 다수의 사업이 도비와 시·군비를 함께 투입하는 매칭 구조로 운영되는 만큼, 도비가 축소되면 재정 여력이 부족한 시·군에서는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미선 경기시군마을공동체네트워크 위원장은 “시·군마다 재정 여건과 활동 기반의 편차가 큰 현실에서 광역정부의 역할은 지역 간 격차를 메우고 기초 현장이 고립되지 않도록 견인하는 것”이라며 “도비 매칭 예산이 깎이면 자체 예산이 부족한 시·군은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돌봄과 자치 현장의 도민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혜옥 경기도 마을정책 추진단장과 여미경 마을만들기경기네트워크 대표는 “마을공동체는 재정이 축소될수록 넓어지는 행정 공백과 사각지대를 메우는 사회적 안전망이지, 시혜성 비용이 아니다”라며 “현장과의 어떠한 소통도 없이 전담국 폐지와 사업비 일괄 삭감을 밀어붙인 것은 지난 10년간 쌓아온 협치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정책 퇴행”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참한 최만식, 송연섭 경기도의회 의원은 “공동체 자산은 한 번 무너지면 이후 어떤 비용으로도 회복하기 어렵다”며 “상임위와 예결위 심의 과정에서 예산안을 면밀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31개 시·군 마을공동체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책 축소 및 예산 삭감안 철회·원상 복원을 비롯해 현장 당사자가 참여하는 공식 소통 기구 마련, 시·군 협력에 대한 광역 지원체계 보장, 자치행정국 사무 이관에 따른 구체적 사업·재정 계획 제시 등 4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양승현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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