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7만6700가구 추가 공급…2030년 착공 추진
김포 반발…다른 지자체, 산업·교통 등 확충 조건
정부가 수도권에 신규 택지를 조성해 7만 6700가구를 추가 공급하기로 하자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이 교통·산업 기반 확충 등 선행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는 2030년까지 착공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자체들은 주택 공급만 앞세우면 교통난과 일자리 부족이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추가 물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경기 김포시는 정부가 반대 의견을 무시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토교통부는 29일 김포·구리·하남·의정부·고양 등 경기지역 5개 시, 6개 지구에 7만 6700가구를 추가 공급한다고 밝혔다. 앞서 발표한 남양주·광주·서울 강서 등 3개 지구까지 합치면 총 10만 3900가구다.
가장 거세게 반발하는 곳은 김포시다. 정부는 고촌읍과 사우동 일원에 3만 7000가구 규모의 김포아라지구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기형 김포시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포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일방적 강행 발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철저한 대책 없는 일방적 주택 공급은 우리 시를 단순한 ‘소비형 베드타운’으로 전락시키고 시민의 삶의 질을 벼랑 끝으로 내몰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포시는 ‘선교통·후입주’를 내세우며 서울지하철 5·9호선 김포 연장, 서부권광역급행철도 신설역 설치, 향산·양촌대교 건설 등을 촉구했다. 전체 사업비의 20~25%를 광역교통 개선대책에 투입하고, 유엔 AI 허브와 기업·연구시설 유치 등을 통해 일자리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주민 보상과 이주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고양시는 대곡지식융합확장지구 4000가구 공급에 대해 ‘선산업·후주택’ 원칙을 내세웠다. 지난 30년간 17개 주택지구가 조성됐지만 산업 기반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첨단산업·업무시설 용지를 주택보다 먼저 확정하고 개발 과정에서 축소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공업지역 물량 배정과 대곡역 복합환승센터의 재원·일정 확정도 촉구했다.
하남시는 미사섬 1만 2000가구와 감일2지구 6500가구 공급을 놓고 정부와 협의에 나서면서도 교통·생활 기반시설을 먼저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사섬 K-컬처 복합단지 조성과 감일2지구 자족용지 확보를 주문하는 한편, 지하철 3호선 등 교통시설의 입주 전 완비와 위례신사선 감일 연장, 서하남IC 개선을 요구했다. 원주민 재정착과 생계 대책도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리시는 기존 이커머스 개발사업이 공공주택사업으로 전환돼 구리건원지구에 1만 4600가구가 들어서는 것과 관련해 자족기능 강화에 무게를 뒀다. 정부는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검토 등을 통해 지역의 경제 기반을 확충하겠다고 했다. 구리시는 이러한 구상이 개발계획에 반영되도록 국토부 및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의정부시는 다락원지구 2600가구 공급과 관련해 산업기반 확충을 요구했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과 개발제한구역 등 중첩규제로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주택만 늘려서는 자족도시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공공주택지구 내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달라고 하면서 L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공공기관의 사업 참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와 경기도에는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행정·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처럼 김포시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다른 지자체들도 산업·교통 기반 확충 등을 조건으로 내걸면서 정부의 개발계획 수립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강남주 기자 한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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