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 번째 화재… 강풍 타고 확산
39명 대피… 77가구 107명 거처 잃어
주민 “귀중품만 챙겨 겨우 빠져나와”
뉴시스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불이 나 주민 39명이 대피했다. 강한 바람을 타고 불길이 인근 구역으로 번진 데다 현장 주변 소방용수까지 부족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2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0분쯤 구룡마을 2지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3시 59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불길이 확산하자 오후 4시 29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불이 번진 구룡마을 1~3지구에서는 77가구 107명이 주거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당시 현장에 있던 주민 39명은 스스로 대피했으며, 중상자나 사망자 등 인명피해는 없었다.
현장 곳곳에서는 ‘펑’하는 폭발음이 들렸고, 불길은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졌다. 소방당국은 현장 브리핑에서 “2지구에서 시작된 불이 1지구로 번진 뒤 바람을 타고 3지구까지 확산했다”며 “7지구 인근에서도 연소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노후 가건물이 밀집한 구룡마을의 특성도 진화에 걸림돌이 됐다. 판잣집 대부분이 보온용 솜과 비닐, 합판 등 불에 타기 쉬운 자재로 지어진 데다 건물 사이 간격도 좁아 불길이 쉽게 번졌다.
주민들은 불길을 피해 황급히 집을 빠져나왔다. 구룡마을에서 40년 가까이 살았다는 정모(70)씨는 “밖이 시끄러워 나와 보니 집 바로 옆에서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며 “검은 연기까지 솟구쳐 귀중품만 챙겨 급하게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구룡마을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지난 1월에도 구룡마을 4지구에서 시작된 불이 인근 6지구까지 번져 소방 대응 2단계가 발령됐다. 당시 불을 완전히 끄는 데 약 8시간 30분이 걸렸으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 250여명이 대피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구룡마을 현장으로 달려가 화재 진압 현황과 이재민 지원 상황 등을 점검했다.
유승혁·송현주 기자
2026-10-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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