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 철새 안식처 된 태화강… 삼호대숲에 돌아온 떼까마귀

조원일 기자
수정 2026-10-18 11:09
입력 2026-10-18 11:09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 무리가 울산 태화강 태화루 주변을 비행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 태화강이 12만마리 겨울 철새가 안식처를 찾는 세계적인 도심 속 생태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18일 울산시와 조류생태학계에 따르면, 태화강 일대를 18년째 연구해 온 조류생태학자 김성수 박사가 지난 15일 오전 6시 8분쯤 삼호대숲에서 밤을 보내고 날아오르는 떼까마귀 15마리를 올해 처음으로 직접 관측했다. 이는 지난해 첫 관찰일(10월 20일)보다 5일 빠른 기록이다.


김 박사는 “시베리아와 몽골 등 북쪽 번식지 기온이 일찍 떨어지면서 겨울을 나기 위한 남하 대이동이 조기에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풍부한 먹이를 갖춘 태화강에는 김 박사가 관찰한 이번 첫 무리를 시작으로 11월 말까지 수만 마리가 모여들어 약 180일간의 월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태화강의 생태 회복력은 객관적인 수치로도 증명된다. 시 조사 결과 지난겨울(11월~3월) 태화강 일대를 다녀간 철새는 111종 12만1733마리로 전년 대비 36.5% 급증했다. 특히 떼까마귀는 11만4,119마리가 관측돼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검독수리, 참수리, 흰꼬리수리, 수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천연기념물 15종이 확인됐으며, 삼호섬 일대에서는 독수리 200여 마리가 떼를 지어 장관을 연출했다.

이 같은 생태적 풍요는 수질 개선과 서식지 보존의 합작품이다. 태화강 평균 수질은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2.7ppm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치리와 황어 등 21종의 어류와 저서생물이 풍부한 먹이사슬을 형성했다. 천적을 피할 수 있는 대숲과 모래톱 역시 안락한 쉼터 역할을 한다. 김 박사는 “일본과 제주 등 남방 개체군까지 북상 전 울산 대숲으로 합류할 정도로 태화강의 생태적 수용력이 월등히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사진 카운팅 시스템을 도입해 생태 데이터의 객관성과 정밀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축적된 데이터는 ‘태화강 철새정보시스템’에 실시간 반영돼 과학적 서식지 보호와 도심 생태관광 정책의 핵심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철새들의 귀환에 맞춰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생태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울산시와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는 올해도 중구 태화동 343 일대 태화강 생태관광 상설체험장에서 ‘태화강 떼까마귀 군무 체험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울산 조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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