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주택정책 20년 백서…“대규모 구역 해제가 공급 감소 불렀다”

김소희 기자
수정 2026-10-16 13:37
입력 2026-10-16 13:37
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정비구역 389곳이 해제되고 보존형 도시재생에 1조원 넘는 예산이 투입되면서 장기적인 주택공급 기반이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16일 지난 20년간 주택공급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한 ‘서울 주택 공급정책 20년의 평가와 성찰’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에 따르면 2012~2020년 전체 정비구역 683곳 가운데 57%인 389곳이 해제됐고, 이로 인해 약 43만호의 주택 공급 기회가 사라졌다.
다만 해제 구역 가운데 177곳(45.5%)은 현재 정비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사업이 중단된 뒤에도 노후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주민 수요가 이어진 결과다.
백서는 해제 과정의 절차적 문제도 짚었다. 66곳은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주민 의견조사 없이 직권해제됐고, 264곳은 의견조사를 거쳤지만 절차가 부실했다고 분석했다. 나머지 59곳은 일몰제 적용 등으로 해제됐다. 종로구 창신·숭인 재정비촉진지구 7개 구역과 사직2구역은 의견조사 없이 해제됐고, 성북구 장위15구역은 일부 주민에게 의견조사 우편물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채 해제됐다.
정비사업의 대안으로 추진된 도시재생활성화사업에 9110억원, 주거환경개선사업에 1850억원 등 모두 1조960억원이 투입됐다. 백서는 해제구역 상당수가 도시재생사업을 거치고도 다시 정비사업으로 전환됐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기존에 투입된 1조원 넘는 예산이 매몰비용이 됐다”고 말했다.
정비사업 착공 물량도 크게 줄었다. 2016~2020년 연평균 2만9000호였던 착공 물량은 2021~2025년 1만5000호로 48.3% 감소했다. 시는 구역 지정부터 착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정비사업의 특성상, 대규모 구역 해제와 신규 지정 위축이 최근 서울 아파트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백서는 오세훈 시장이 2021년 시정에 복귀한 뒤 공급 기반 복원에 무게를 뒀다고 강조했다.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고 신속통합기획을 도입했으며, 사업성 보정계수와 현황용적률 인정, 모아주택·모아타운 등을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정비구역 지정은 2016~2020년 77곳에서 2021~2025년 172곳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시는 앞으로 회복한 공급 기반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는 데 정책 역량을 모아 2031년까지 31만호를 착공한다는 목표다. 명노준 실장은 “주택공급은 하루아침에 성과를 낼 수 없는 만큼 꾸준하고 지속적인 공급이 정책의 원칙이 돼야 한다”며 “민간과 시공사, 중앙정부와 협업체계를 구축해 주택공급을 위한 규제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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