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묻지마 범죄’ 피해 지원 예산 ‘0’
강남주 기자
수정 2026-10-15 18:07
입력 2026-10-15 18:07
조례 만들고도 반영은 ‘지지부진’
시민안전보험 ‘무차별 피습’ 제외
연합뉴스
‘묻지마 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인천시 자치경찰위원회가 피해자 지원 예산을 단 한 푼도 책정하지 않아 논란이다.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흉악 범죄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5일 인천시 자경위에 따르면 ‘이상동기 범죄’ 피해 지원을 위한 올해 예산은 0원이다. 2024년 6월 ‘이상동기 범죄 예방 및 피해 지원에 관한 조례’를 시행했으나 이에 따른 별도 피해 지원 예산은 반영하지 않았다.
이 조례는 범죄 예방과 피해자 보호·지원을 위한 시행계획을 매년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예산 범위에서 피해자 심리·법률 상담과 의료비 지원 등 사회적 자원 연계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시 자경위는 범죄 발생 시점과 피해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워 예산 산출 근거가 없다며 그동안 예산을 세우지 않았다. 자경위 관계자는 “몇몇 지방자치단체를 제외하곤 전국이 비슷한 사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대형 상업시설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으로 심정지 상태에 빠져 응급수술을 받은 19세 여성의 병원비는 이날까지 6000만원에 이른다. 다른 피해자의 병원비 4000만원까지 합하면 총 1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시가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가입한 시민안전보험도 이번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범죄 관련 보장이 강도에 의한 사망·후유장해에 한정돼 무차별 흉기 피습에 따른 치료비를 보장하는 별도 항목은 없어서다.
시는 피해자들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다른 기관에 손을 벌리고 있다. 시는 ‘범죄피해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올해 1억 8000만원을 보조했는데 보조금의 90% 이상이 집행된 상태다. 이에 센터의 다른 재원으로 당장 필요한 치료비를 메우기로 우선 합의했다.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이상동기 범죄는 이를 따로 분류한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총 127건이 발생했다. 살인·살인미수 사건이 전체의 35.4%(45건)를 차지했다.
강남주 기자
2026-10-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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