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 지사 13시간 경찰 조사…경남도 “정치공세 대상 되어선 안 돼”

이창언 기자
수정 2026-10-12 14:33
입력 2026-10-12 14:33
유해남 경남도 대변인 성명서
“장시간 조사, 범죄사실 의미는 아냐”
사전선거운동 지시·보고 연관성 부인
진보당 경남도당은 사죄·사퇴 촉구
6·3 지방선거 당시 불거진 딥페이크 영상 제작·관권선거 의혹과 관련해 박완수 경남지사가 경찰 조사를 받은 가운데, 경남도와 진보당이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며 공방을 벌였다.
경남도는 박 지사의 혐의가 입증된 것은 아니라며 정치적 공세에 선을 그었고, 진보당은 도민 사죄와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유해남 경남도 대변인은 12일 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박 지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3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공세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대변인은 “장시간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혐의의 중대성이나 범죄사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여러 관계자의 진술과 개별적인 사실관계, 정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조사가 길어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지사의 혐의를 직접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제시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서로 다른 시점과 맥락에서 이뤄진 사실과 진술을 하나의 범죄 혐의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확인과 질문이 반복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지사가 사전선거운동에 관여하거나 유사 선거사무소 설치를 지시·보고받은 사실은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유 대변인은 “지시 여부와 관련해 이를 뒷받침하는 관련자 진술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누군가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과 정황만으로 혐의를 연결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과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유사 선거사무소 설치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있는 만큼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고 수사 기록을 공개하는 시점과 기록에 맞춰 정확하게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그동안 수사기관의 판단을 존중하고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지만, 앞으로는 수사 과정에서 확인되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유 대변인은 “도청 압수수색과 관련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에도 수사의 공정성을 믿고 협조해 왔으며, 박 지사 역시 지난 7일 13시간 동안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며 “정당한 수사에는 계속 협조하겠지만 수사기관의 권한도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절제되게 행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간 수사가 이어질 경우 도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유 대변인은 “당선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도지사를 상대로 수사가 진행되고, 향후 송치와 기소, 공판으로 이어진다면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될 수밖에 없다”며 “그에 따른 가장 큰 피해자는 도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진보당 경남도당은 박 지사의 사죄와 사퇴를 촉구했다.
김인애 도당 대변인은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직 도지사의 권력과 행정조직을 선거에 동원하고 상대 후보를 딥페이크 영상으로 비방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도민의 공정한 투표권을 훼손한 중대한 문제”라며 “박 지사는 도민 앞에 사죄하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경찰에도 박 지사의 인지·관여 여부와 전체 지휘·보고 체계를 신속히 규명하고 수사를 마무리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6·3 지방선거 당시 박 지사 선거캠프의 사전선거운동과 유사 선거사무소 설치 등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지난 7일 박 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사는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약 13시간 동안 진행됐다. 경찰은 박 지사가 사전선거운동이나 유사 선거사무소 설치를 지시했거나 관련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는 지난 5월 경남선관위가 박 지사 선거캠프 관계자와 전·현직 도청 공무원 등 9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검에 수사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김경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측도 딥페이크 영상 제작·유포와 공무원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자 5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선관위 수사 의뢰와 고발 사건을 병합해 수사해 왔다. 지난 8월에는 관권선거 의혹에 연루된 핵심 관계자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모두 기각됐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는 오는 12월 3일 만료된다. 경찰은 이달 중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송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 이창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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