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 더 큰 ‘장생포 트램’ ‘소형 자율주행버스’ 도입 제시

조원일 기자
수정 2026-10-12 08:59
입력 2026-10-12 08:59

연 60억 적자 우려에 사업 전면 재검토
김상욱 시장, ‘자율주행 실증도시’ 연계 소형 자율주행버스 도입 제안
지역사회 “핵심 관광자원” 반발

울산 남구 장생포 폐선부지에서 실증 운행을 한 수소전기트램의 모습 울산시 제공


울산 태화강역과 장생포를 잇는 전국 최초의 ‘장생포 수소트램’ 사업이 사실상 중단 수순에 접어들었다. 환승 불편과 막대한 운영비 부담이 발목을 잡은 가운데, 울산시는 트램 대신 ‘소형 자율주행버스’를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2일 울산시에 따르면 최근 열린 ‘태화강역~장생포 간 수소트램 운행사업 간담회’에서 수소트램 사업의 장기 검토 전환과 함께 자율주행버스 도입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당초 장생포 수소트램은 총사업비 414억원을 투입해 태화강역에서 장생포까지 4.14km 구간을 연결, 2028년 울산국제정원박람회에 맞춰 하루 19차례 운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태화강역과 승강장을 잇는 보행육교 설치 계획이 무산되면서 사업성에 타격을 입었다.

보행육교가 없으면 승객들은 셔틀버스를 두 차례나 갈아타야 한다. 기존 시내버스로 13~20분이면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트램을 이용하면 오히려 54~60분이나 걸리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연간 60억원가량의 운영비까지 더해져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주변이 대부분 공장 지대여서 관광 콘텐츠가 부족하고 선로 운영에 법적 제약이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이에 김상욱 시장은 삼산 도심과 장생포 구간에 소형 자율주행버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남구청과 공동 기획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울산이 내년부터 정부 지원을 받는 ‘자율주행 자동차 실증도시’로 지정되는 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대규모 철도 인프라 건설 없이도 첨단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교통체계를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반발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장생포 주민들과 일부 정치권은 “수소트램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등과 연계된 핵심 관광자원”이라며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울산시는 당장의 사업 강행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올해 장생포 트램 관련 예산 160억원 가운데 트램 제작비 14억여원을 제외한 145억여원을 반납했다. 이어 오는 2028년까지 추진되는 태화강역 복합환승센터 기본구상 용역에서 수소트램 사업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하고, 복합환승센터가 건립되는 2033년 이후에 재추진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로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자율주행버스 대안에 대해 “구체적인 노선과 사업비 규모, 국비 지원 범위 등을 두고 관할 지자체인 남구와 추가적인 협의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울산 조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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