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부설 영재학교 둘러싼 영남권 유치전
조원일 기자
수정 2026-10-04 11:56
입력 2026-10-04 11:56
울산에 자리 잡은 UNIST(울산과학기술원)의 ‘부설 영재학교’ 타이틀을 둘러싸고 울산과 경남이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과학영재학교가 없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과기원 부설 영재학교 전환형 공모’를 추진하는 가운데, 오는 16일 마감일을 앞두고 양 지자체 간 셈법이 엇갈리며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4일 울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번 공모는 학교 신설 대신 기존 고교를 영재학교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남도교육청은 도내에 과기원이 없다는 점을 들어 진주 소재 경남과학고의 우수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UNIST와 연계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으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진주와 울산 간 이동 거리가 1시간 30분 안팎에 달하지만, 광역 경계를 제한하지 않은 공모 규정을 토대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울산은 UNIST 본거지로서 연구·교육(R&E) 시너지를 극대화할 최적지임을 강조하면서도, 전환 대상 학교와 개교 시점 등 구체적인 운영안을 조속히 확정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현재 울산은 지역 유일의 과학고인 울산과학고를 영재학교로 전환하는 방안에는 선을 긋고 있다. 과학고는 해당 시·도 내에서 지역 학생을 100% 선발하는 반면, 영재학교는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뽑기 때문이다.
영재학교에 지역 학생 할당 비율을 30% 수준으로 두더라도, 기존 과학고 체제보다 울산 지역 학생의 진학 문호가 오히려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울산여상과 통합을 앞둔 울산미용예술고의 전환을 유력하게 검토해왔지만, 통합 시점(2031년 3월)이 정부 목표(2029년 3월)보다 늦는 게 난관이다. 개교를 앞당기기 위해 UNIST 내 ‘임시 개교 후 이전’ 카드도 논의됐으나 공간 부족 등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울산시교육청은 오는 6일까지 세부 방안을 조율한 뒤, 이번 주 중 공청회를 열어 학부모와 지역 교육계의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울산시와 교육청, UNIST 실무 협의체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공모까지 남은 기간 동안 필요한 행정 절차를 차질 없이 밟고, 지역에서 나오는 다양한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최종 공모 신청서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조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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