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의대 논의서 밀린 인천… ‘의전원 설립’으로 돌파구 찾는다

강남주 기자
수정 2026-09-22 00:37
입력 2026-09-22 00:37

시·인천대·지역 정치권 적극 추진

정부 신설 정책 비수도권 중심 진행
의대 2곳 인천, 우선순위서 제외돼

섬·접경지 응급·필수의료 취약하고
공공병상도 전국 최하위권 머물러

지역사회 “공공의료 강화” 잰걸음
법 제정·교육병원 확보 등 ‘관문’도
2024년 1월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앞에서 열린 ‘공공의대 설립 촉구 인천시민 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공공의료 강화’를 외치고 있다.


정부의 국립의과대학 신설 논의에서 사실상 밀려난 인천이 국립 인천대학교에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을 설립하는 별도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1일 인천시와 인천대,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공공·필수의료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인천대 의전원 설립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국립의대 신설 논의가 의대가 없는 비수도권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인하대와 가천대 의대가 있는 인천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상황이다.

인천 지역에서는 기존 사립대 의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립의대 신설 논의에서 배제하는 것은 열악한 지역 의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조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에는 의대 2곳이 있지만 강화·옹진군 등 섬과 접경지역의 응급·필수의료 기반은 여전히 취약하다. 영종국제도시에도 현재 종합병원이 없고 공공병상 비율 역시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인천의 공공병상 비율은 4.5%였다. 인천대가 제시한 자료에서는 2022년 인천의 치료 가능 사망률이 인구 10만명당 51.31명으로 충북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이러한 의료 공백을 공론화하기 위한 시민운동도 이어졌다. 2023년 시민단체 18곳으로 출범한 ‘공공의료 강화와 국립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범시민협의회’에는 현재 기관·단체·기업 등 150여곳이 참여하고 있다.

범시민협의회는 시민 궐기대회와 서명운동, 기자회견 등을 벌였다. 2024년 4월 기준 누적 서명자는 20만 3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3월에는 청와대와 보건복지부 관계자에게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정책 제안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인천 연수구에 있는 인천대학교 전경.
인천대 제공


이 같은 활동으로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문제는 인천 지역의 주요 의제로 부상했다. 그러나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설립 방침이나 의사 정원 배정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와 인천대, 지역 정치권은 기존 공공의대 구상과 함께 의전원 설립 방안을 새로운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국회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인천대 의전원 설립을 건의했다. 정 장관은 공공의료 기능을 담당할 특수 의료 분야에 필요한 인천대 의전원 설립을 검토하고 인천시와 협의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인천대는 최근 ‘국립인천대학교 공공의대(의전원) 설립 실행모델 구체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최종 연구용역 결과는 오는 12월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의전원 구상이 실제 개교로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 않다. 우선 관련 법률을 제·개정해 설립 근거를 마련하고 정부로부터 신규 의사 양성 정원을 배정받아야 한다. 정부가 비수도권 의료격차 해소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수도권인 인천의 의료 취약성과 공공의료 확충 필요성을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하는 것도 관건이다.

인천 제물포구에 있는 인천의료원 전경.
인천의료원 제공


교육병원 확보도 풀어야 할 과제다. 인천의료원의 병상과 진료 기능을 확대해 의전원생의 임상교육 협력병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 대상이다. 장기적으로 전공의 수련 기능까지 갖추려면 별도의 지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구체적인 병상 규모와 증축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인천의료원이 대학병원급 진료·교육 기능을 수행하려면 중증 환자 진료 역량을 강화하고 교수진과 의료진, 교육·연구시설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병상 수급계획 반영과 재원 마련을 둘러싼 협의도 필요하고 캠퍼스 부지와 운영비도 확보해야 한다.

인천대 관계자는 “인천대 공공의대(의전원) 설립은 300만 인천 시민의 생명권을 지키고 수도권 의료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시대적 과제”라며 “정부·인천시 등과 긴밀히 협력해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강남주 기자
2026-09-22 22면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