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철 통일염원 기리는 은평… 10회 문학상 주인공은 바스케스

이범수 기자
수정 2026-09-17 21:04
입력 2026-09-17 21:04
이호철통일로문학상 기자회견
콜롬비아 현대사의 어두운 면 다뤄“소설로 폭력문제 해결책 찾고 싶어”
특별상 서수진… 가족·여성문제 성찰
김미경 구청장 “이호철 정신 알릴 것”
오늘 시상·수상작가와의 만남 진행
은평구 제공
서울 은평구는 제10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본상 수상자로 콜롬비아의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 특별상 수상자로 서수진 작가를 확정했다.
바스케스는 17일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수상작가 기자회견에서 “소설가로 살아오면서 우리가 어떻게 평화를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하며 글을 써왔다”고 밝혔다. 이어 “콜롬비아는 정치적 폭력과 마약 거래 등 많은 폭력을 겪었다”며 “다른 요소들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소설을 통해 답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바스케스는 콜롬비아 현대사의 정치적 폭력과 역사적 기억이 어떻게 대물림되는지를 정교한 서사로 다뤄온 작가다. 대표작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2011)으로 국제 IMPAC 더블린 문학상을 받았고, ‘폐허의 형상’(2015)으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콜롬비아는 중남미의 유일한 한국전쟁 참전국으로, 바스케스는 단편 ‘개구리들’에서 한국전쟁 참전 콜롬비아군 이야기를 다루기도 했다. 6·25에 참전한 친척이 있어 그의 기억과 경험을 되짚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는 인연을 소개했다.
특별상 수상자인 서 작가는 호주에서 한국어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국경과 자본의 위계 속 이방인과 여성의 삶을 다뤄왔으며 ‘코리안 티처’로 2020년 한겨레문학상을 받았다. 대리모를 소재로 한 ‘엄마가 아니어도’에서는 가족과 모성, 여성의 삶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호주에서 한국어로 글을 쓰는 일이 외롭기도 했는데 수상이 큰 힘이 됐다”며 “제가 품어 온 생각의 의미를 읽어준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미경 구청장은 “바스케스 작가는 역사 속에 묻힌 개인의 상처를 조명해 왔고, 서 작가는 경계에 선 여성의 삶을 정면으로 다뤄왔다”며 수상을 축하했다.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은평구에서 50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한 분단문학의 대표적 작가인 고 이호철(1932∼2016) 선생의 문학과 통일 염원을 기리기 위해 2017년 은평구가 제정했다. 올해는 문학상 10주년이자 선생의 타계 10주년이다. 시상식은 18일 이호철북콘서트홀에서 열리고, 수상 작가와의 만남도 진행된다.
김 구청장은 “이호철 선생의 문학세계와 정신을 널리 알리고, 좋은 작가와 작품이 더 많은 독자와 만날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이호철 문학상이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2026-09-1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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