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뼈대만’… 영종진 친수 보행로 부실 조성 논란

강남주 기자
수정 2026-09-17 00:10
입력 2026-09-17 00:10

준공 두 달 만에 해수 침수 반복돼
100m 철거하고 130m 보강 작업

2023년 6월 조성된 인천 영종진 해안 보행데크 둘레길의 일부 구간이 반복되는 해수 침수로 허물어져 있다.
영종환경연합 제공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약 6억원을 들여 조성한 ‘영종진 해안 보행데크 둘레길’이 3년여 만에 철거되는 신세가 됐다. 부실 시공으로 혈세 낭비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경제청은 지난 14일 영종구 구읍뱃터 인근에 설치한 해안 보행데크 둘레길 230m 중 100m를 철거하기 시작했다. 철거 작업은 이번 주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130m 구간은 시설물을 보강할 계획인데, 전체 길이의 43%가량은 걷어내고 나머진 손보는 것으로 사실상 둘레길 전체가 정비 대상이 된 셈이다.

인천경제청은 구읍뱃터와 영종 씨사이드파크 사이에 끊겨 있던 해안 산책로를 연결해 주민과 관광객에게 안전한 친수 보행 공간을 제공한다며 5억 9000만원을 들여 2023년 6월 둘레길을 조성했다.

그러나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인 같은 해 8월 대조기 때 바닷물이 들이차면서 구조물에 이상 현상이 나타났고, 지난해 봄부터는 파손되는 부분이 발생했다. 하부 철재 구조물에서 심한 녹이 확인됐고 목재 데크도 뜯기거나 뒤틀린 상태다. 이번에 철거가 시작된 구간은 뼈대만 남았다.



환경단체는 반복적인 해수 침수와 습윤·건조로 목재 데크가 팽창·수축하면서 뒤틀리거나 갈라졌고 염분에 노출된 철제 체결부와 하부 구조물은 부식해 상판 이탈과 구조물 파손이 촉진됐다고 보고 있다.

홍소산 영종환경연합 대표는 “6억원에 가까운 혈세를 들인 둘레길을 준공 3년 만에 철거하고 다시 보강하는 것은 전형적인 예산 낭비”라고 비판했다.

인천경제청은 불규칙한 해안가 지형 때문에 시공이 잘못됐다고 해명했다. 경제청 관계자는 “백중사리 대조기 때 데크가 완전히 잠기는 점은 설계 당시 고려했는데 해안가 나무 등 지형 영향으로 일부 구간이 낮게 만들어졌다”며 “이번에 철거와 전체적인 보수를 진행하는데 앞으로 안전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강남주 기자
2026-09-1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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