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주인공은 주민”···지자체 ‘의전 간소화’ 확산

최종필 기자
최종필 기자
수정 2026-09-16 13:45
입력 2026-09-16 13:45

내빈 소개·축사 줄이고 기관장 중심 관행 손질
보성군·광양시 등 주민 우선 의전

사진은 지난달 청와대에서 열린 ‘제10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기초지방정부 대표로 참석한 김철우 보성군수가 이재명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방자치단체들이 오랜 관행이던 과도한 내빈 소개와 장시간 축사를 줄이는 ‘의전 간소화’ 바람이 확산하고 있다. 형식적인 절차보다 주민 편의와 행사 본래의 취지를 살려 본래의 취지를 우선하겠다는 취지다.

1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보성군에 따르면 군민 중심의 실용적인 행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2026년 보성군 의전 및 행사 운영 지침’을 전면 개정해 시행한다. 행사 성격에 따른 기념식 탄력 운영과 내빈 소개 간소화, 축사·축전 축소, 군수·부군수 등 기관장 참석 기준 명문화 등을 담았다.


체육행사와 주민 참여 행사는 형식적인 개회식이나 기념식을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전광판이 설치된 행사장에서는 참석 내빈을 자막으로 안내한다. 전광판이 없으면 군수와 국회의원, 군의장 등 주요 내빈만 개별 소개하고 기관·사회단체장은 일괄 소개한다. 기존 4~7명에 이르던 축사자는 2~3명 이내로 줄이고, 1명당 축사 시간은 1~2분 이내로 제한한다. 축전은 전문을 낭독하지 않고 사회자가 접수 사실만 알리도록 했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군민을 향한 정중한 예우가 의전의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관행적인 겉치레를 과감히 걷어냈다”며 “군민 모두가 즐겁고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는 행사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광양시는 지난달 21일 ‘광양시 의전 간소화 지침’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시 주관 행사를 비롯해 보조금 지원 행사와 시민단체 행사 등에 적용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시장 소개 순서다. 시 주관 행사에서 시장은 국회의원·시의장 등 유관기관장 소개가 모두 끝난 뒤 맨 마지막에 소개된다. 지정석은 최소화하고 어르신과 장애인 등 배려가 필요한 시민에게 좌석을 우선 배정한다. 모든 행사는 정시 시작을 원칙으로 하고 축사는 3명 이내, 1명당 3분 이내로 운영하는 이른바 ‘3·3 원칙’을 적용한다. 내빈이 10명 이상이면 영상이나 자막으로 소개를 대신한다.

박성현 광양시장은 “오래된 관행을 깬다는 것은 어려운 일인 줄 알지만 어렵다고 안 하면 고이고 고이면 썩는다”며 “권위주의적인 요소를 걷어내고 시민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행정을 통해 시민이 진정한 주인인 광양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지역 지자체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경남 창원시는 지난달 시가 주최·주관하는 모든 행사에서 내빈 전용 대기석과 의전 도우미, 방명록 작성, 가슴꽃 부착 등을 없앴다. 행사장 앞줄과 중앙에는 장애인과 고령자 등 시민을 우선 배치하고 시장 등 주요 내빈은 시민 사이에 앉도록 했다. 내빈 소개는 자막으로 대체했다.

경북 영주시도 지난 7월 ‘행사 의전 간소화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시가 주관하는 행사에 자율좌석제를 도입하고 내빈은 일괄 소개하며 개별 축사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보성 최종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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