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관리권 고흥군 이관 요구 거세···“관사 지역 즉각 개방해야”

최종필 기자
최종필 기자
수정 2026-08-20 11:11
입력 2026-08-20 11:11

이재명 대통령, 지난해 6월 부처 이관 검토 지시
주민들 “병원 관사 지역 당장 개방해야”

소록도


소록도


국립소록도병원이 위치한 고흥군 소록도의 행정·관리권을 고흥군으로 이관하고, 수년째 봉쇄된 병원 관사 지역을 개방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한층 커지고 있다.


20일 고흥군에 따르면 과거 6000명이 넘던 소록도 거주 한센인은 6월 기준 308명으로 급감했다. 입원 주민 대부분은 평균 80세 이상의 고령으로, 한센병 치료보다는 만성 질환 관리와 요양·돌봄이 주를 이루고 있다. 나균 감염 위험이 사실상 소멸했음에도 보건복지부와 국립소록도병원은 섬 전체를 ‘병원 전용 구역’으로 인식하며 과도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고흥군은 병원 본연의 치료·요양 기능은 유지하되, 도로·주거·문화재·환경 등 일반 행정 기능은 지방정부로 이관해 한센인과 주민들에게 보편적 복지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지속 건의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이재명 대통령이 소록도병원을 방문했을 당시 공영민 고흥군수의 건의를 받아들여 관계 부처에 관리권 이관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소록도 주민 79%가 이관에 찬성했고, 지난 4월에는 2만여 명의 서명부가 청와대와 국회, 중앙부처에 전달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지시 이후 1년이 지나도록 실질적인 이관 작업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국립소록도병원 연구 용역이 한센병 치료기관에서 ‘노인 전문 요양병원’으로의 기능 강화에만 초점을 맞춘 데다 결과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밥그릇 챙기기 아니냐”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소록대교


특히 지역 사회가 분통을 터뜨리는 대목은 소록도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병원 관사 지역’의 통제다. 코로나19 당시 감염병 예방을 이유로 출입을 막기 시작한 이후 6년 지난 현재까지도 공무원 사택 지역 등 일반적인 생활공간까지 광범위하게 출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전에는 주민과 관광객이 관사 지역을 거쳐 해수욕장에 가거나 아름다운 바다 경관, 문화재를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다”며 “청와대나 군사 지역도 개방하는 시대에 복지부 직원 등 200여 명의 편의와 휴식권을 이유로 공공의 공간을 틀어막는 것은 전형적인 특권의식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5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고흥군 도양읍 번영회는 최근 읍민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소록도 병원 관사 지역 개방 및 관리권 이관 촉구 성명서’를 채택했다. 번영회는 향후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지역 사회단체 및 주민들과 연대해 대규모 집회 등 실력 행사에 나설 방침이다.

유재홍 도양읍 번영회장은 “110년 동안 한센인과 아픔을 함께하며 소록도를 지켜온 고흥군민들에게 소록도를 돌려주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며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한센인 미거주 구역인 직원 관사 지역은 즉각 개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흥 최종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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