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가명 지운 광주비엔날레 ‘논란’

서미애 기자
수정 2026-08-20 01:53
입력 2026-08-20 01:20
대만 작가 “전시 불참할 것”
재단 측 “정치적 의도 없다”
9월 5일 개막하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가 대만 파빌리온(전시관) 명칭으로 국가명(Taiwan) 대신 국립대만미술관의 영어 약칭(NTMOFA)을 사용해 논란에 휩싸였다. 대만 정부와 참여 예정 작가들은 정치적 이유에 따른 정체성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19일 광주비엔날레 재단 등에 따르면 파빌리온은 비엔날레 본전시와 별도로 국가나 지역을 대표하는 성격의 전시다. 다국적 작가 그룹이나 특정 기관이 주관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국가명 표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비엔날레 파빌리온 포스터에서 대만은 국가명 대신 전시를 주관하는 국립대만미술관의 약칭으로 표기됐다.
대만 측은 애초 기획 단계에서 광주비엔날레 재단과 협의를 거쳐 국가명으로 계약까지 체결했는데 개막을 20일가량 앞두고 명칭이 변경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막이 임박한 시점까지 전시 준비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 대만 파빌리온 운영 자체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만 문화부는 광주비엔날레 재단 측에 일방적인 명칭 변경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만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참여 작가 10명도 명칭 변경에 항의하는 공동 성명을 내는 등 집단 반발했다. 작가들은 작품과 예술가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국가·지역적 배경을 주최 측이 임의로 삭제하는 것은 예술의 자율성과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일부 작가는 전시 참여를 거부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재단 측은 “정치적 의도나 외부 압력에 따른 조치가 아니다”면서 “전시를 주관하는 국립대만미술관과 체결한 협약서에 따라 기관 이름을 사용했을 뿐이며, 협약 내용에 근거한 행정적 조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만 측은 당초 협의·계약 과정에서 사용했던 명칭이 개막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바뀐 만큼 재단의 설명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남광주 서미애 기자
2026-08-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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