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중심 고창, 전력·드론·철도 ‘3대 성장축’ 띄워 대도약

설정욱 기자
설정욱 기자
수정 2026-08-12 00:21
입력 2026-08-12 00:21

사람·기업·돈 몰리는 전북 고창

#전력에너지 클러스터 구상

전력시험센터에 기업 노크 잇따라
전력에너지 제조기업도 속속 둥지
고용 창출·세수 증대 등 경제 활성화
#자동화 물류센터·드론산업 육성

삼성전자 첨단 물류거점 내년 완공
드론통합지원센터 산업 기반 확충
터미널 혁신 복합문화시설 재탄생
#호남서해안선 철도망 반영 총력

서해안권은 전국 유일 철도 불모지
연내 5차 구축계획에 포함 기대감
예타 등 후속 절차 적극 대응 방침
전북 고창군이 호남권 중심에 자리한 지리적 이점을 살려 3대 성장축(전력에너지, 첨단물류드론, 서해안철도망)으로 대도약을 꿈꾸고 있다. 농업생산 위주의 1차 산업에서 벗어나 거시적 안목으로 미래 유망산업을 집중 육성하면서 조용했던 농촌도시 고창에 사람과 기업, 돈이 몰리고 있다.

전북 고창 드론통합지원센터 조감도.
고창군 제공


●“세계적 전력 실증시험장 완비”


11일 고창군에 따르면 상하면 해송 숲에는 ‘한전 전력연구원 고창전력시험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40만㎡ 규모의 고창전력시험센터는 국내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초고압 설비와 HVDC(초고압직류송전), 재생에너지 연계 실증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애초 이곳은 메케한 화약 연기가 날리며 훼손되었던 공군 사격장이었다. 영광원자력발전소 건설로 사격장이 이전하면서 부지가 비었고, 1980년대 당시 매년 10% 이상 급증하던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고창전력시험센터가 만들어졌다. 이후 세월이 흘러 기술이 발전하고 최근 글로벌 전력시장이 고효율 직류(DC)송전에 주목하면서 고창전력시험센터에서 검증을 받으려는 기업들의 문의와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올해 2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전북타운홀미팅에서 “고창전력시험센터를 확대·개방해 민간 기업들이 개발한 기술이 센터에서 검증돼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전력에너지 분야 제조기업도 고창에 둥지를 틀고 있다. 최근 자동차 부품제조업체인 디에스시동탄은 고창신활력산업단지에 총 951억원을 투자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제조공장을 짓기로 하고 7월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간 상태다. 군은 이번 투자가 지역 내 건설·장비·자재 수요 발생은 물론 78명의 신규 고용 창출과 지방세수 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창군은 장기적으로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와 같은 전력에너지 클러스터를 구상하고 있다. 현재 고창 앞바다에는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단지가 조성 중이고, 넓은 부지와 저렴한 땅값 등을 장점으로 전력 에너지기업들을 집적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기존 고창터미널이 청년과 기업이 협력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인 복합문화시설로 탈바꿈한다. 고창터미널 도시재생 혁신지구 조감도.
고창군 제공


●물류허브·드론산업 메카로 날갯짓

고창신활력산단에서는 삼성전자의 첨단물류센터 공사가 한창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허브단지는 고창신활력산단 18만 1625㎡(축구장 25개 규모) 부지에 조성되는 첨단 물류거점으로, 자동화 기술과 친환경 설비가 결합된 첨단물류센터로 조성된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완공 후에는 500여 명의 직·간접 고용과 전북 서남권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현재 동부건설 현장 관계자와 공사인력 다수가 고창을 오가고 있어 음식점과 숙박업소, 주유소, 편의점, 전통시장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기대되고 있다.

동시에 인근에선 호남권 드론통합지원센터(비행시험·드론자격·드론교육)와 활주로 및 실기시험장 등의 공사도 이뤄지고 있다. 고창군에서 2024년 12월 기반시설 조성공사를 착공하여 현재 1차분을 준공했으며, 국토교통부에서 2025년 11월 건축공사를 착공하여 2027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교육인원 1000여명과 자격시험 인원 1만 5000여명이 센터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돼 호남권 드론산업 기반 확충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인구 5만 농촌도시의 중심 시가지를 재편하는 터미널 도시재생 국가혁신지구 사업도 올 하반기 본격화한다. 현재 역사 속으로 사라진 기존 터미널은 혁신적인 복합문화시설로 재탄생한다. 최근 완성된 터미널 조감도를 보면 1층에는 버스승강장과 대합실이, 2층에는 판매시설과 각종 식당들이 자리하고, 3층에는 청년문화공간과 기업체들의 회의실, 4층에는 소규모 컨벤션 시설이, 5층과 옥상에는 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군은 청년과 기업이 협력하는 시설을 통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며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또한, 맞은편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1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한다. 공급면적도 36㎡(16평), 46㎡(20평), 55㎡(23평), 84㎡(32평) 등으로 다양화해서 신혼부부와 청년들의 주거안정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호남 서해안 5개 지자체(군산·부안·고창·영광·함평)는 지난 2024년 새만금에서 목포를 연결하는 서해안 철도건설 사업 반영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고창군 제공


●서해안 철도 시대 열어 균형발전 ‘초석’

인근 정읍에서 서울까지 고속열차로 1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시대지만, 고창에는 현재 기차역이 없다. 때문에 고창에선 집이나 직장에서 정읍역까지 오가는 품이 훨씬 많이 든다. 서울 큰 병원에 가기 위해 동트기 이른 새벽부터 집을 나선 어르신, 버스 탔다가 면접에 늦어 낭패를 봤다는 청년, 타 지역 기차역을 이용하면서 정보가 샐까 봐 마음 졸였다는 기업유치 담당 공무원의 하소연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서해안 철도 국가계획 반영 촉구’의 핵심은 지역균형발전이다. 서해안 지역은 전국 유일의 철도 불모지다. 동해선과 남해선, 서해선, 평택선 등 전국 곳곳에 철도 인프라가 촘촘히 구축돼 ‘해안선 철도 신(新) 경제권’이 형성되고 있지만 이곳만은 여전히 철도 사각지대다. 일방적인 차별 속 호남 서해안은 서해안고속도로가 사실상 유일한 교통망이다. 그마저도 개통 27년째를 맞은 현재 통행량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제한속도 110㎞가 무색할 정도로 지·정체를 반복하고 있다. 열악한 철도 인프라 탓에 주민들의 이동권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은 물론 관광 및 물류 체계의 비효율로 지역 발전의 근본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남 서해안권은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천혜의 자연경관을 보유한 관광 거점이자 첨단산업이 집적화된 경제 요충지다. 특히 최근 호남 서해안이 국책사업인 새만금을 비롯해, 반도체, 조선, 원자력, 해상풍력, 전기차, 드론 등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첨단산업의 중추로 뜨면서 서해안철도망은 국가기간산업 성장의 필수 사회기반시설(SOC)로 강조되고 있다. 국토부가 당초 올해 상반기로 예고했던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발표 시기를 하반기로 연기했지만 올해 안에는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번엔 계획 반영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고창군 관계자는 “계획 반영에 그치지 않고 사업이 실제로 추진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 조사 등 후속 절차에도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창 설정욱 기자
2026-08-1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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