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마목장 옮기고 생태공원… 훼손된 서삼릉 되살린다

한상봉 기자
한상봉 기자
수정 2026-06-30 17:14
입력 2026-06-30 00:36

젖소개량사업소도 이전해 공원화
대체 부지·이전 재원이 최대 과제

비운의 서삼릉 전경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삼릉은 조선 왕실의 영광과 함께 근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 현장이다. 이곳에는 희릉, 효릉, 예릉을 비롯해 수십 기의 왕실 묘역과 태실이 자리하고 있지만,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능역이 여러 시설로 분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음에도 능역 안팎에는 오랫동안 목장과 축산 관련 시설 등이 들어서 원형 보존이 쉽지 않았고, 그 때문에 ‘비운의 왕릉’으로 불린다. 사진 왼쪽 부분이 젖소개량사업소 부지이고, 왼쪽 아래 젖소개량사업소 건물 우측 사거리 부터 2~6시 방향으로 개설된 도로 우측은 원당종마목장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 서삼릉 문화재보호구역에 있는 한국마사회 원당종마목장과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젖소개량사업소의 이전이 본격 추진된다. 20년 넘게 지역 향토문화계가 요구해 온 서삼릉 원형 복원 사업도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경기 고양시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2009년 조선왕릉 40기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훼손된 능역의 원형 보전을 우리 정부에 권고했다. 정부는 이를 수용해 국가유산청을 중심으로 종마목장과 젖소개량사업소 이전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시설 규모가 크고 대체 부지 확보와 방역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사업은 장기간 답보 상태였다.고양시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서삼릉 축협 목장 이전 및 고양숲 생태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 대상지는 덕양구 원당동 일원 59만 1227㎡ 규모의 역사공원이다. 원당종마목장 35만907㎡와 젖소개량사업소 24만320㎡를 포함한다. 총사업비는 611억원으로 용역·측량비 20억원과 공사비 591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기간은 2027년부터 2032년까지다.


민경선 고양시장 당선인은 올해 관계기관 협의를 시작으로 2027년 토지보상에 착수해 2029년 보상을 마무리하고 공원조성계획 수립과 실시계획 인가를 거쳐 2031년 공사에 착수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다만 사업의 성패는 시설 이전을 위한 재원 마련에 있다. 유산청은 2027년까지 이전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막대한 토지보상비 확보가 최대 과제다. 대체 부지 확보와 이전 재원 마련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실제 이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이전이 완료되면 유산청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해당 부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해 상시 개방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지방정원과 국가정원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해 서삼릉과 서오릉, 북한산, 창릉천, 한강을 잇는 수도권 대표 역사·생태 녹지축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서삼릉은 조선왕릉 가운데 역사 경관 훼손이 큰 지역으로 꼽혀 왔다”며 “옛 시설을 복원하고 주차장과 진입도로를 확충하려면 종마목장과 젖소개량사업소 이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2026-06-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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