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신고 여성 찾아 30시간 배회… 분풀이 대상 바꿔 여고생 살해했다
임형주 기자
수정 2026-05-15 01:35
입력 2026-05-15 01:35
경찰 ‘묻지마’ 아닌 ‘계획범죄’ 결론
23세 장윤기 신상 공개… 검찰 송치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거리에서 살해한 장윤기(23)는 자신의 구애를 거절하고 스토킹 신고를 한 외국인 여성에게 보복하려다 대상을 바꿔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초기 이상동기(묻지마) 범죄로 추정했던 경찰은 ‘계획형 분노 범죄’로 결론 내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14일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로 장윤기를 검찰에 송치했다. 장윤기는 지난 7일 구속됐고 이날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경찰은 장윤기가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베트남 출신 A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다고 판단해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윤기는 사건 이틀 전인 지난 3일 스토킹 가해자로 경찰 112 상황실에 신고됐다. 앞서 같은 날 새벽 장윤기는 교제 요구를 거절한 A씨 집을 찾아가 협박하고, 오후에는 주방용 칼 2자루와 장갑 등을 소지하고 A씨 집 주변을 배회했다. 경찰의 경고 문자 메시지로 112 신고 사실을 인지한 뒤에도 A씨 직장과 집 주변을 30시간 이상 돌아다녔다고 한다. 스토킹 신고 뒤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으며 타 지역으로 떠난 A씨는 4일 장윤기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A씨를 찾지 못한 장윤기는 분노를 표출할 대상을 물색하다가 5일 자정 즈음 홀로 귀가하던 여고생을 표적으로 삼았다. 또 근처를 우연히 지나다가 여고생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범행 11시간 만에 붙잡힌 장윤기는“사는 게 재미가 없어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고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는 진술을 반복하며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행적 재구성, 프로파일러 면담, 스마트폰 포렌식 등을 통해 사건 실체를 확인했다. 또 범행 목적이 뚜렷하고 인적이 드문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를 범행 장소로 택하는 한편 증거 인멸, 도주 방법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는 점에서 불특정 다수를 무차별적으로 노리는 묻지마 범죄가 아니라 특정 대상에 대한 분노에서 시작된 계획 범죄라고 판단했다.
경찰은 A씨를 대상으로 한 장윤기의 성범죄와 스토킹 등 여죄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광주 임형주 기자
2026-05-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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