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부산 행정통합 특별법 발의…‘완전한 지방정부’ 시동

이창언 기자
수정 2026-04-14 14:13
입력 2026-04-14 10:35
국세 비율 조정·교부세 특례 포함
8조원 규모 자주재원 확보 명문화
자율 조직권·자치입법권 등도 담아
남해안 개발·가덕도신공항 관리권 이양
경남·부산 행정통합이 구상 단계에서 입법 단계로 넘어갔다.
국민의힘 소속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박형준 부산시장이 앞서 정부의 실질적 권한 이양과 주민투표를 통한 정당성 확보를 내세우며, 특별법 제정 이후인 2028년 통합단체장 선거를 치르겠다는 구상을 밝힌 가운데 통합 추진의 첫걸음이자 근거가 될 특별법이 발의됐다.
경남도는 14일 국회에서 ‘경남부산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산업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 발의됐다고 밝혔다.
법안에는 경남과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법안은 단순한 지역 결합을 넘어 중앙정부의 권한을 대폭 이양받는 ‘완전한 지방정부’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어 향후 입법 과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총 6편 628조로 구성된 법안에는 통합특별시가 실질적인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특례들이 대거 포함됐다.
핵심은 재정 자립과 행정 자율성 확보에 있다.
우선 재정 분야에서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재 7.5대 2.5에서 6대 4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는 지역 내 법인세 30%와 부가가치세 5%, 양도소득세 전액을 지방세로 확보해 연간 8조원 이상의 자주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보통교부세 총액의 10%를 통합특별시에 별도 교부하도록 하는 조항도 담겼다.
행정권한에서도 자율성을 대폭 강화했다. 행정기구 설치와 공무원 정원을 조례로 직접 결정하는 ‘자율 조직권’과 지역 특화 정책을 스스로 결정하는 ‘자치입법권’ 명문화가 법안의 주요 골자다.
지역 발전을 위한 경제적 특례도 구체화했다. 우주항공·첨단전략산업 육성 등 11개 초광역 핵심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10년간 투자심사를 유예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국가적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통해 남해안권의 경제적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이 밖에도 경제자유구역 지정·관리권을 통합특별시장이 직접 행사하고 가덕도신공항 운영법인 지분(3~10%) 및 부산항 관리권을 확보하는 등 해양물류와 우주항공 분야에서의 주도권 확보 방안도 법안에 적시됐다.
경제자유구역과 투자진흥지구 지정·관리권은 통합특별시장이 직접 행사하도록 했다. 우주항공·해양물류 분야는 국가가 산업 기반을 우선 조성하고 행정·재정 지원은 의무적으로 하도록 규정했다. 개발제한구역(GB) 지정·해제와 관리 권한을 지역으로 이양하고 가덕도신공항 운영법인 지분 소유(3~10%)와 부산항 관리권 확보도 법안에 담겼다.
이 외에 자치경찰제 완전 시행, 소방청 설치, 의회 예산 독립 등 자치 행정 전반에 걸친 권한 강화 내용도 포함됐다. 16개 기금과 8개 특별회계 설치 근거도 법안에 명시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통합기본법 제정에 대한 정부의 응답만 기다리다 골든타임을 허비할 수 없어 발의한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결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권한과 예산 이양 없이 이름만 특별한 메가시티, 특별연합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절대 극복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다만 이번 법안은 국회 통과를 위한 ‘첫 단계’인 만큼 실제 시행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국세의 지방세 전환이나 예타 면제 등은 재정경제부 등 중앙 부처와의 까다로운 협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양 시·도는 이번 특별법안을 바탕으로 시·도민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주민투표로 최종 민의를 확인하고, 2028년 통합을 목표로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창원 이창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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