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건설업 페이퍼컴퍼니 근절법’ 전국 확산

한상봉 기자
수정 2026-03-30 15:37
입력 2026-03-30 15:37
입찰 전 현장 확인으로 부실업체 차단
지방자치단체 이어, 조달청도 벤치마킹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시작한 ‘건설업 페이퍼컴퍼니 근절’ 정책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입찰 단계에서부터 부실 업체를 걸러내는 방식이 효과를 보이면서 중앙부처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도입하거나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 정책은 공공 공사 계약 전 건설업 등록기준을 실제로 갖추고 있는지 현장에서 확인하고, 그 결과를 입찰 심사에 반영하는 제도다. 서류만 갖춘 채 입찰에 참여하는 이른바 ‘페이퍼컴퍼니’를 사전 차단하자는 취지다.
경기도는 2019년 전국 최초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수년간 입찰 실태 조사를 이어오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업체들을 적발하고 행정 처분을 내렸다. 부적격 업체의 입찰 참여가 줄어들면서 공사 품질과 시장 질서가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 단속 결과도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사무실이 없거나 기술자와 자본금 기준을 갖추지 못한 업체들이 잇따라 적발돼 등록 취소와 폐업으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다. 자격증이나 명의를 빌려 회사를 운영하다 사법 당국의 수사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특히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조사에서는 의심 업체 425곳 가운데 147곳에서 위반 사항이 확인됐고, 이 중 36곳은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로 판명됐다.
이 같은 성과가 알려지면서 다른 기관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조달청이 경기도에 조사 기법과 운영 경험을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고 직원 대상 실무 교육도 진행됐다. 일부 지자체는 직접 방문해 제도 운영 과정과 조사 절차를 살펴보기도 했다.
사후 단속보다 행정 부담이 적고, 공사 중단이나 재시공 같은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장 효과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별도의 대규모 조직 개편 없이 기존 인력과 절차 안에서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확산 요인으로 꼽힌다.
경기도는 7년간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미비점을 보완해 올해 세부 실행계획도 마련했다. 입찰 단계 점검을 유지하면서 공사 진행 중 직접 시공 위반이나 불법 하도급 등 부실·불법 행위에 대한 현장 점검도 확대할 방침이다. 입찰부터 공사 완료까지 전 과정에서 불법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배성호 도 건설국장은 “건설업 페이퍼컴퍼니 근절 정책은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기 위한 기본 장치”라며 “앞으로도 다른 기관과 경험을 공유해 건설 시장 질서를 바로잡고 투명성을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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