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골 마을에 ICT 체험 시설… 일자리 생기니 주민 늘어났다

이범수 기자
수정 2019-12-11 02:36
입력 2019-12-10 17:48
‘주민 없으면 자치도 없다’… 정부, 인구감소지역 통합지원사업 2년 반 성과
사람이 살지 않는 지방자치단체는 그 자체도 존재 의미가 없다. 주민이 없으면 자치도 없기 때문이다. 인구감소라는 ‘생존의 위기’를 겪는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인구감소지역 통합지원사업’은 지역 일자리 창출, 지역의 경제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 정부의 지원 정책으로 변화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혁신실험이다.서울신문DB
행안부 관계자는 10일 “인구감소지역 통합지원사업을 처음 시작하고 2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1차 사업지 9곳은 예산 지원을 받아 건물을 새로 짓는 등 어느 정도 새 옷으로 갈아입은 상태”라면서 “단기간에 인구가 급증하는 등 큰 변화는 없겠지만 지자체들이 ‘뭔가를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고 적극적으로 지역 살리기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도 각각 지자체 11곳, 5곳을 선정했다.
대표적인 우수사례로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의 ‘의야지 바람 마을’이 꼽힌다. 대관령 삼양목장과 하늘목장 초입에 있는 해발 800m 의야지 바람 마을은 KT로부터 15억원, 행안부 인구감소지역 통합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18억원을 지원받아 총 33억원을 마을에 투입했다. 민관이 협력해 마을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2017년 12월 관광안내소 꽃밭양지 카페가 새롭게 문을 열었고, 관광객의 눈을 사로잡기 위한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했다. 지난달 17일에는 경로당과 마을회관, 마을정보센터, 음식점 등 4개동으로 구성된 지역활력센터의 개소식이 열렸다. 이외에도 주민들을 위해 둘레길 조성, 무인택배시스템 운영, 야생동물 퇴치기 설치 등을 했다.
김현지(31) 꽃밭양지 카페 사무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경우다. 그는 “마을에 인구가 실제로 늘어났고 이들을 계속 정착하게 하기 위해서 먹고살 수 있는 자원을 마을에 계속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관으로부터 큰 투자 비용을 받은 만큼 주변 마을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인구감소는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수십년에 걸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전략이 필수다. 이상호 고용정보원 지역일자리지원팀장은 지난 3일 한국고용정보원과 서울시 청년허브가 공동으로 개최한 ‘2019 청년정책 포럼’에서 지방소멸위험지역이 228개 시군구 중 97개로 2018년 대비 8개 시군이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방소멸위험 지수는 지역의 65세 이상 인구 대비 20~39세 여성 인구의 비율로 계산했다. 현 추세로는 연말 혹은 내년 초에 소멸위험지역이 100개를 넘기며 전체의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에서는 앞으로 예산 안정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특별교부세로 지자체에 지원하다 보니 예산 지원의 안정성과 지속성이 부족했다. 실제로 올해 특별교부세 교부액은 지난해 90억원에 비해 대폭 줄어든 20억원에 그쳤다”면서 “사업을 일반회계로 편성해 안정적으로 매년 많은 지자체들이 지원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9-12-1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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