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식되고 훼손되고… “애물단지 서해 용치 철거를”
김학준 기자
수정 2019-04-04 03:26
입력 2019-04-03 23:34
1970~80년대 설치된 군사용 방호시설
주민 “어업 지장·관광객엔 나쁜 인상만”옹진군 대청면 제공
용치는 ‘용의 이빨’이라는 뜻으로 적 선박의 상륙을 막기 위해 백령도·대청도·연평도 등 서해 5도 해안가에 설치한 콘크리트·철근 구조의 군사용 방호시설이다. 가로 2m, 세로 1m 정도의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2.5∼3m인 뾰족한 쇠말뚝이 박혀 있는 형태다.
용치는 1970∼80년대에 서해 5도 해변에 집중적으로 설치됐으며, 현재 6000여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평도 구리동해수욕장·새마을리해변, 대청도 옥죽포·대진동해변, 백령도 하늬해변·어릿골해변·사항포구 등에 집중적으로 설치돼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부식되고 훼손되거나 모래에 파묻혀 무용지물이 돼 버린 용치가 수두룩한 실정이다. 섬 주민들은 용치 때문에 선박의 해안 접근에 제한을 받는 등 문제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흉한 모습으로 바닷가 경관을 해쳐 서해 5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나쁜 인상을 주고 있다며 용치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녹색연합과 황해섬네트워크 등 인천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이 백령도·대청도·연평도에 들어가 용치 현황을 파악한 결과 12개 지점에 3000여개의 용치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민간인통제구역에 설치된 용치까지 합치면 대략 6000∼7000개는 될 것으로 이들 단체는 추정했다.
대청도 한 어민은 3일 “남북 관계가 급격히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파손돼 용도를 잃은 용치를 왜 방치하는지 모르겠다”며 “옥죽포 해안가에 있는 용치의 경우 상당수가 바닷모래에 묻혀 구실을 못 하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어업활동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2019-04-0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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