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그 봄 유채밭에서 내가 먼저 본 건 흰나비였나봐요 날개짓이 구불구불 무겁게 날던 그 나비가 계속 생각이 나요 그 밤중에 울리던 전화벨 전화의 울림이 공간을 울리고 마음을 울리고 내내 그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지만 울고만 있을 순 없어 조용한 응답을 삼켜내요 전화기 너머 다급한 목소리들은 내 마음을 쥐고 흔들었지요
그 봄 우리는 함께 유채밭을 걸었지만 이제 봄은 다신 오지 않는다네요 올 봄도 샛노란 유채꽃이 내 키만큼 올라와 눈물은 가려줄 수 있지만 슬픔으로 적셔지는 공간에 흰나비들은 계속 날아와 날개를 적신 듯 날아가지 못하고 서성이며 비틀거려요 누군가는 흰나비 때문에 또 슬퍼하겠지요 지금 구부러진 내 어깨는 흰나비를 보고 슬픔을 직감하는 그 마음 말고는 펴 줄 수가 없어요
누군가가 나를 봤다면 흰나비같다고 했을거예요 샛노랗게 터지는 유채꽃 속에서 나 혼자만 차고 희게 시들고 있어요 어머니 노란 유채밭에서 노란 나비는 꽃인 듯 꽃그림자인 듯 즐거움에 터지듯 날아올라도 나는 다시는 날아오를 수 없을 것 같아요
이송이 밀양 숭진초등학교 교사
이송이 (밀양 숭진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