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 詩 IN] 흔들려야 아름다운 몸

조현석 기자
조현석 기자
수정 2017-11-05 17:54
입력 2017-11-05 17:38
선자령 억새는 바람이 불어줘야 폼이 난다

가을 햇살이 몸으로 스며들어야 좀 있어 보인다

바람을 안고 휘청거려야


여인의 멋이 난다

폭풍이 불어 올 때, 억새들은

몸으로 깊은 교감을 한다.



억새밭에 은빛파도가 일 때,

은비늘을 하늘에 산란한다

스치듯 왔다가는 사람들

바람을 안고 사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 발끝을 밟고 속삭이는

소리만이 달팽이관 창을 넘는다.

눈보라 치는 날에도 그 언덕에

서서 바람을 안고 눕는다.

삶은 늘 바람을 안고 산다

출렁일 때 더욱 빛나는
한규동 서울 은평구 증산동 주민센터 동장
문학아케데미 시인회장
한국시인작가협의회장
한규동 (서울 은평구 증산동 주민센터 동장 문학아케데미 시인회장 한국시인작가협의회장)
2017-11-06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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